▲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국회법 개정안 중재안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남소연
이 같은 청와대의 태도는 '정의화 중재안'에 대한 야당 내 반대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 즉, 청와대는 떡 줄 생각도 없는데 국회가 김칫국부터 마시는 모양새란 지적이다. 실제로 정진후 정의당 새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는 생각도 없는데 국회가 먼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 아니냐"라고 '정의화 중재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중재안을) 인정하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중재안에 동의해주는 게 논리적으로 이상하지 않느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의견이 당초에 많았다"라며 "최고위원 상당수도 부정적이고 원내지도부만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가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후 국회에서 재의에 들어갈 때 (다시 원안을 통과시킬) 정치적 명분이 서지 않겠나'라는 게 이 원내대표의 논리"라며 "여당도 (야당의 중재안 수용 시)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에 쉽게 동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당내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청와대도 압박하고 나섰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의 '공'은 새정치연합이 아니라 청와대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중재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기존의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라며 "메르스를 방치해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청와대가 이번에는 정치를 방치해 국정혼란을 자초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청와대의 성의 있고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침묵'을 계속 지킬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이 이송되면 청와대 입장을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입장을 내겠다고 예고하진 않는다"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특히 그는 하루 전인 10일 '정의화 중재안'에 대한 질문에는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씀하신 바 있다, 그 이후 청와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청와대에게 '정의화 중재안'은 중요한 변수가 아닌 셈이다. 또 앞서 예고했던 '거부권 행사'도 여전히 유효하다.
거부권 행사 시 국회 정상운영 불가능... 이르면 16일 결론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