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니라니까 아니다? 미군 입만 바라보는 정부"

[토론회]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록 2015.06.30 15:52수정 2015.06.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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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린 '탄저균 반입 문제' 토론회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탄저균 반입 문제' 토론회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 사고와 관련, 우리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이렇게 꼬집었다.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는 민변과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 규탄 시민사회대책회의'와 권은희 의원실, 서기호 의원실, 최재천 의원실,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발표하는 하주희 변호사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발표하는 하주희 변호사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희훈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은 "탄저균 국내반입 경위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정부가 미군 측으로부터 탄저균 반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염병의 진단 및 학술 연구 등을 목적으로 고위험병원체를 국내로 반입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화학무기·생물무기의 금지와 특정화학물질·생물작용제 등의 제조·수출입 규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도 1종 화학물질이나 생물작용제 등을 수입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군 측이 우리 정부에 탄저균 반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생화학무기금지법과 감염예방법 위반이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하 변호사의 지적이다.


하 변호사는 그 예로 과거 법원이 용산 미8군 영안실에서 유독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한강에 무단방류한 미 군속에게 우리의 수질환경보전법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했던 일을 꼽았다.

그는 한·미 SOFA의 제9조 통관과 관세, 제26조 보건과 위생, 제28조 합동위원회 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SOFA 협정에 적어도 국내법적으로 반입이 금지돼 허가가 필요한 물질에 대해 사전 허가를 받도록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저균 반입 문제점' 논의하는 국회-시민단체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탄저균 반입 문제점' 논의하는 국회-시민단체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미군의 탄저균 반입 실험 자체를 아는 바 없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이 팀장은 "치명적인 무기이자 고위험 병원체인 탄저균이 국내 반입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대국민 브리핑 한 번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조사결과와 처분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주한미군이 국내법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주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보건복지부가 주한미군 측의 주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며 "국내법 위반 여부의 판단을 미국에 넘기고 주한미군이 '위반이 아니라니까 아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6월말에 실시될 한미 합동조사단의 조사내용도 미국이 제시하는 자료와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이 팀장의 전망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번에 반입된 탄저균은 생물학무기금지협약(BWC)가 금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균무기"라면서 "이 조약의 가입국인 미국이 제3국으로 탄저균을 이전한 것은 이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생화학무기의 경우엔 특히 공격용과 방어용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며 "제독 실험에 사용되는 탄저균은 언제든 공격용으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탄저균 #참여연대 #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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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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