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뒤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한편 청와대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청와대를 적극 감싸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됐다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병기 비서실장을 겨냥해 "검찰 발표를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라고 따졌다. 또 이 실장의 신상 발언을 요구했다.
그러자 유 원내대표는 "(이 실장이) 피의자 신분이 아니고 결산 심사를 하는 자리"라며 "결산을 하기 위해서 제가 이 회의를 소집하자고 한 것이니 결산에 집중해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강 의원이 지난 달 25일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내놓은 국무회의 발언을 막말과 협박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에 대한 표현을 할 때, 출석한 (청와대) 간부들을 표현할 때 국회 차원에서 예의를 갖춰 주시기 바란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당·청 대립과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논란에 대해 침묵했다.
유승민 "운영위 연기, 매우 유감스럽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전체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운영위 일정이 하루 연기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당연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질의 중 운영위 연기 경위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 회의가 당초 어제(2일) 열리기로 합의돼 있었지만 하루 연기 돼 당초 계획이 변경됐다"라며 "그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이런 혼선이 있었던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여야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 친박계가 사퇴 시한으로 못박은 6일 이후에도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오늘 회의를 마치고 7월 7일 오후 2시 국회 및 국가인권위 소관 업무보고와 결산심사를 하도록 하겠다"라고 예고했다.
[1신 : 3일 오후 1시 54분]운영위 연기는 '유승민 찍어내기'?... 이병기 "비약이다"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어색한 대면을 했다.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참석해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원내대표와 만났다.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유 원내대표 사퇴 압박으로 여당 내분 사태가 일어난 이후 첫 만남이었다.
이날 운영위에서 여야 합의로 정한 운영위원회 일정이 연기된 경위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목요일(2일)로 예정됐던 운영위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확인했다, (유승민) 운영위원장과 여야 간사, 운영위 행정실도 (운영위 연기 사실을) 몰랐는데 청와대만 알고 있었다"라며 "이는 청와대가 운영위 불참 결정을 먼저 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청와대라고 해도 (여야 합의 사항을) 뒤집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산결산 심의권은 국회 고유 권한이고 청와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헌정사상 피감기관이 심의를 거부하고 (보고가) 미뤄진 수치스러운 역사를 갖게 됐다"라며 유승민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해명 및 사과를 요구했다.
유승민 "운영위 연기 경위 모른다"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제가 정확히 모른다"라며 운영위 여당 간사인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원내수석부대표)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조 의원은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협의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 측으로부터 여야가 합의해 의사일정을 정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공식 입장을 들었고, 빠른 시일 내에 이야기를 해서 오늘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일로 예정됐던 운영위 일정 연기와 관련해 당·청 갈등 증폭을 우려해 "내가 요청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운영위에서 야당에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여야 합의로 하루 만에 바로 열게 됐으니 양해를 바란다"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