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부분을 '누구 눈에 들어가면'이 아니라 '시민이 보기에 리더십이 괜찮은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이희훈
- 정치하는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문제에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겠다는 건가. "4년 전 청년비례대표가 화제였고, 실제로 그들이 국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청년 전체가 전보다 더 정치에 열심히 참여하게 됐을까? 오히려 예전보다 정치에 더 관심이 없다는 쪽으로 드러났다. 저는 이 부분을 '누구 눈에 들어가면'이 아니라 '시민이 보기에 리더십이 괜찮은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거다. 예시를 들어 설명해달라. "각 세대, 부문, 단체가 활동하는 것이 공개의 장으로 올라오는 과정을 돕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다수의 단체가 오프라인 활동의 결과물로써 온라인 공간을 운영한다. 자료실 정도에 그칠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활동의 중심은 시민과의 접촉에 둬야 한다. 그러려면 재밌고, 쉽고, 공감대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카드 뉴스나 인포그래픽, 만화 같은. 그렇게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환하는 것을 바꿈 사람들이 해내려고 한다. 다른 활동들을 지원하거나 돕거나 공동으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 그런데 카드 뉴스나 인포그래픽 같은 건 지금 언론사들이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바꿈이 언론사는 아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나 정치권 등과 소통하려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니까... 그 과정은 언론 같은 기능을 한다고 본다."
- 이 결과물들은 어떤 공감의 과정을 거치는가. "전파도 그렇지만, 발굴 과정부터 공감대를 만들려고 한다. 우리가 모든 사회 현안을 다룰 수는 없다. 그래서 초기부터 논의해온 분들과 정치 개혁, 안전 사회, 청년, 복지, 평화 통일 이 다섯 개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기로 얘기했다.
그리고 변화는 여러 사람의 참여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초기라 활동가, 학자 견해가 중심이지만, 이 기획을 어느 정도 유지·발전시킨다면, 시민으로부터 세상을 바꾸는 꿈을 사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꿈의 목표다. 그 꿈을 받아 세상을 바꾸는. 일종의 의제를 발굴하는 과정이다. 서구에서는 그 역할을 싱크탱크들이 한다. 그러나 한국은 제대로 된 연구 기관도 없고, 있더라도 매우 소규모다. 대신 그들을 네트워크로 엮을 수 있다. 우리가 부족하다고, 인적·물적 자원이 없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흩어진 것을 모으면 더 다양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 이 활동을 함께 하는 이들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투명 사회를 위한 정보 공개 센터' 출신 전진한 소장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보기에는 정보 공개 활동으로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당연히 그것도 앞으로의 활동 중 하나다. 저희는 일종의 기획, 프로젝트다. 그래서 활동 기한도 5년으로 정했다. '기획'이라는 특성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론 5년 뒤에 다시 논의할 수도 있지만, 일단 초기부터 참여하는 사람들의 역할은 5년까지로 정했다. 그 기간 동안 강제로 부지런해지자는 측면도 있지만, 무기한 활동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조직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게 활동의 목표가 돼 버리기 쉽다. 활동이 중심이지 단체의 생존이 중심이 아니다."
- '바꿈'을 또 바꾸겠다는 얘기인가. 5년 뒤엔 '바꿈 시즌 2'로 간다든지. "그렇다. 사회적 수요에 맞춰 바꿈도 바꿔 나가야 한다. 이름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또 당장 형식은 법인 형태이지만, 운영은 최대한 개방적으로 하려고 한다. 우선 의사 결정 기구를 세대 통합적으로, 20~60대로 구성하려고 한다. 20대가 깍두기가 아니라 의사 결정의 중심일 수 있도록."
-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면 '바꿈' 활동가들의 역할이 중요하겠다. "아까도 얘기했듯 이 활동은 네트워크로 이뤄진다. 각 분야 단체와 활동가들을 잇는 것이고 '바꿈'의 상근 활동가 숫자를 최소화할 것이다. 일종의 아메바형 활동이랄까?(웃음) 영양소가 충분하면 분열해서 여러 가지 일을 하듯, 수요가 많이 늘면 계속 분열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의 기획이 아니어야 성공할 수 있고, 또 시민에게 더 열릴 수 있다."
- '바꿈'을 준비하는 과정에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취급한 과거사 사건을 수임,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인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우연찮게 시기가 겹쳤는데... 제 입장은 지난 1월 보도 자료를 내 설명을 드렸고(관련 기사 :
"검찰의 '민변 과거사 수사'는 악의적 공격") 수사가 진행 중이라 그 이상 말씀드리긴 부적절한 것 같다. 다만 수임 비리라는 건 변호사가 경제 활동을 하다가 무리했다는 셈인데, (제가 문제의 사건 수임을) 경제적 이유로, 아니면 부당한 이유로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쨌든 바꿈 기획에는 저도 n분의 1로 참여하고 있으니, 검찰 수사 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도 안 되고."
- 산을 좋아하는 편인가? 사무실에 그림이 많다. '우공이산' 서화도 있고. "'우공이산' 왼쪽에 보면 '무오년 봄에 대전에서 조소당이 씀'이라고 적혀있다. 조소당은 신영복 선생님 아호다. 제가 인권운동사랑방 운영위원할 때 받았다. 무오년이 1979년이고, 대전은 비전향장기수들이 모여있던 곳이다. 옥중에서 쓰신 글씨다. 그분이 1979년의 봄이라는 시점에 어떤 마음으로 쓰셨을까...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많이 생각해봤다. 전망은 어둡고, 본인은 (감옥에) 갇혀 있던 시기였으니까."
- 다시 산을 옮겨야 할 텐데. "산을 옮기지 않고, 제가 산으로 가면 되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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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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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을 또 바꿀 거다, 일단 5년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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