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중정 시절 조작사건 소리소문없이 삭제

[보도 그 후] 조작 공안사건 중요치적 누리집서 삭제... 사과는 '없음'

등록 2015.07.14 16:46수정 2015.07.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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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가정보원이 조작한 대공사건으로 밝혀진 '동백림 간첩단 사건' 등이 중앙정보부 시절 이룬 대공 치적으로 홍보한 페이지(위, 파란색 박스). <오마이뉴스> 보도 후 국가정보원은 문제의 사건 세 건을 주요 연혁에서 삭제했다(아래, 빨간색 박스). ⓒ 고상만


지난 7월 1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기사(제 얼굴에 침 뱉기, '대공조작 사건' 자랑하는 국정원)와 관련해 국가정보원 측이 문제가 된 공안사건을 인터넷 누리집 '국정원 연혁'에서 조용히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는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내곡동 청사 홍보관과 인터넷 누리집 등의 '국정원 역사' 주요 연혁 중 과거 중앙정보부 시절 조작한 것으로 밝혀진 대공 사건을 자신들의 중요한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국가정보원 자체 조사를 통해 국정원 스스로 조작 사건임을 인정한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을 비롯해 1974년 '울릉도 거점 간첩단 사건'(2014년 12월 11일 재심 결과 무죄 판결), 1975년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2012년 5월 24일, 재심 결과 무죄 선고) 등을 중앙정보부 시절 얻은 자랑스러운 치적으로 홍보했다. 기자는 이런 잘못된 기록을 삭제하도록 요구했다.

국가정보원이 보도 후 인터넷 누리집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다만, 삭제와 관련한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아 삭제 시기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보도 후 사흘이 지난 3일까지는 관련 내용이 그대로 게재돼 있었다. 하지만 10일께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해당 연혁을 누리집에서 삭제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국가기관이 무죄가 선고돼 진실이 밝혀진 사건에 대해 잘못 홍보했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조용히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것으로 면피하는 것은 옳은 태도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억울하게 조작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두 번 울리고도 그 책임을 회피하는 잘못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측의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한 이유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국가정보원 #조작 간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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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운동가, 재야인사 장준하 선생 의문사 및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조사하는 조사관 역임, 98년 판문점 김훈 중위 의문사 등 군 사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 중정이 기록한 장준하(오마이북),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돌베개), 다시 사람이다(책담) 외 다수.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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