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버려지는 자전거가 이렇게 많다니?

[현장] 수원시, 소유주 불분명한 폐자전거 수십대 수거

등록 2015.07.20 14:40수정 2015.07.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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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배드민턴장에 세워져 있는 폐자전거 ⓒ 김민규


지난 19일 오후, 정자동의 한 아파트 배드민턴장에는 운동하는 입주민의 모습 대신 낡은 폐자전거 수십 대가 세워져 있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한 달 정도 공지 기간을 두고 자전거 보관함이나 계단 등에 세워져 있는 폐자전거를 모아 놓았다.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혹시 거둬간 자전거가 주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일정 기간 이곳에 보관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수거한 자전거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폐기 처리된다.


이처럼 관리사무소에서 단지 안에 있는 자전거를 수거한 이유는 자전거 보관함에 비치된 자전거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세대수를 고려해도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장기간 사용을 하지 않았는지 고철처럼 부식된 자전거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번에 수거된 자전거는 대부분 입주민에게 발부된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았거나, 이사를 가서 연락되지 않는 전 가구주의 자전거다.

폐자전거 치우니 이렇게 깨끗할 수가

폐자전거 수거로 깨끗해진 자전거 보관함 ⓒ 김민규


그동안 이 아파트 단지 자전거 보관함은 자전거를 세우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자전거 보관함이 부족해지게 된 이유는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전거 보유율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크다. 자전거를 세워놓고 오랫동안 내버려둬 사실상 고철이 된 자전거나 인근 주택 주민들이 세워놓은 자전거 때문에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자전거 보관함이 부족해지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해마다 폐자전거를 거두고 있다. 자전거 보관함 부족으로 입주민들의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장 난 폐자전거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 다른 자전거도 부식시킬 우려가 있다.

바퀴에 바람이 빠지고 붉게 녹슬어 미관이 좋지 않은 것도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관리사무소에서 19일까지 수거한 폐자전거와 소유주 불분명 자전거는 100대에 육박했다. 이들 자전거를 보관함에서 치우고 나니 항상 가득 차 지저분해 보이던 곳이 깨끗해졌다.


한 아파트 주민은 "폐자전거를 치우니 보관함이 깨끗해져 만족한다"며 "하지만 혹시 입주민 중 세대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기에는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계단에 비치된 자전거는 불편 야기

지하주차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 ⓒ 김민규


자전거 보관함이 부족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입주민도 있는 반면에 지하주차장 입구나 계단에 자전거를 비치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자전거를 자전거 보관함에 세우지 않는 가구주는 대부분 자전거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세대 앞 계단 난간에 세워둔다. 이들이 자전거를 보관함에 세우지 않는 이유는 도난에 대한 우려나 녹슬까 봐 그런 것이다. 지하주차장 입구나 계단은 공용공간이므로 이곳에 자전거를 세우면 이웃들은 불편을 겪게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보관함에 있는 폐자전거를 거둬가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할 뿐 아니라 도난 방지를 위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자전거 보관함 부족은 일부 아파트 단지의 문제가 아니다. 전철역이나 학원가에서도 자전거 보관함이 부족하거나 도난 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원시는 전철역 자전거 보관함에 오랫동안 방치된 폐자전거를 수거하고 있고, 도난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곳을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혹시 이번 기회에 내 자전거를 다른 곳에 세워두고 오랫동안 잊지 않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와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폐자전거 #자전거도난 #자전거분실 #방치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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