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 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시민들.
김종성
서울 숲이 있는 성수대교 아래 한강 뚝섬 공원에도 '자벌레'라는 정말 벌레 모양을 한 대형 건축물이 있다. 한껏 움츠렸다 온몸을 쭉 뻗어 앞으로 나아가는 '자벌레'를 형상화한 건물이라고 하는데, SF영화에 나오는 미래의 우주선 같이 보이기도 한다.
자벌레 몸통 속엔 한강 전망대, 갤러리, 작은 도서관 등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볼 만하다. 무난하고 보수적인 다리, 공공건물 똑같은 편의점 일색인 도시 강변에서 이런 건축물을 만나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차량보다 보행자와 자전거족을 더 우대하는 친인간적인 다리 광진교를 건너 한강 남단으로 넘어갔다. 한강을 감상하며 널찍한 보행로를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한강다리다. 광진교 중간에도 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 바닥, 전망대와 미술관이 있다. 에어컨 시원한 작은 극장도 있어 동네 주민들이 찾아와 영화를 보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발을 저마다 뽐내며 강 야경에 한몫 하는 23개 한강 다리들은 컴컴한 밤 강변을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에게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동대교, 청담대교, 천호대교를 지나면서 내가 어디쯤 왔는지 알게 된다.
바람을 일으키는 자전거, 풍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