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세실을 밀렵한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팔머의 병원 앞에 시민들이 야생동물 인형을 쌓아놓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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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도 '사자 세실(#CecilTheLion)'이라는 해시태그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세실의 죽음을 애도하며 팔머를 비난하고 있다. 평소 전 세계를 여행하며 치타, 코뿔소, 물소 등을 잡고 기뻐하는 팔머의 사진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결국 팔머는 병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팔머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의하는 사람들과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진료할 수 없다"며 "응급 환자는 다른 의사들이 치료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팔머는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전문 가이드를 고용했고, 모든 사냥 절차는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며 "이 사자가 연구 대상인 줄 몰랐고, 내가 한 행동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짐바브웨 경찰은 팔머가 합법적인 사냥으로 가장하기 위해 짐바브웨 현지인 사냥꾼 2명에게 5만 달러를 주고 차에 죽은 먹이를 매달아 세실을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했다는 주장이다.
짐바브웨 경찰은 파머를 도와서 함께 세실을 사냥했던 전문 사냥꾼과 인근 농장주를 정식 기소했다.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짐바브웨는 팔머의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래리 퍼레모어 미국야생동물보호청 대변인도 "세실의 죽음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짐바브웨 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사태가 팔머를 비난하고 처벌한다고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환경보호연합(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과시용 사냥을 당해 죽는 사자는 연간 900마리에 달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600마리가 합법적인 사냥으로 죽는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사냥꾼들에게 돈을 받고 야생동물 사냥을 허가하기 때문이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은 세실의 죽음에 대해 성명을 내고 "많은 사람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주목하고, 야생동물보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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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죽이고 신상 털린 미국인 의사 '비난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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