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아파트지난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석면조사와 제거, 내부철거와 부산물을 처리하고 8월 3일부터 4동을 철거함으로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금화아파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김민수
금화아파트가 준공되기 전인 1970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산1번지 와우지구 시민아파트가 부실공사로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김현옥 서울시장은 그 일로 사임을 했지만, 1971년 내무장관으로 복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은 인물이었다.
와우아파트가 산 중턱에 자리한 이유로 김현옥 시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산 중턱에 지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금화아파트도 산 꼭대기에 지었다. 청와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사임한 상태였지만 준공일과 견주어 보면 불도저 김현옥 전 서울시장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1970년대 아파트는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때 지어진 아파트는 헐고 재개발 해야만 하는 부실 건물이 대부분이다. 4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금화아파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기에는 위험한 지경이었으므로, 건축 수명은 길게 잡아야 30년 어간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은 재개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를 디자인하고, 몇 십년 뒤에 부숴버려야 하는 건물이 아니라 몇 백년 뒤에도 오히려 역사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4동 철거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화아파트 철거 작업은 내달 20일경에 완료할 예정이다.
아래는 3일 오전 찾은 금화아파트 철거 현장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