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허용 기념' 백악관 트위터 사진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찬성 5, 반대 4로 미국 전역에서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하자 미 백악관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 그림에 동성애 지지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을 덧입혀 '트위터' 표지사진으로 만들었다.
연합뉴스
사실, 한국 개신교가 이렇게 대놓고 미국을 비판하는 모습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찾아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역사적으로 한국 개신교는 상당히 친미적인 성향이 강했다. 기원은 한반도에 개신교가 처음 전해진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1890년대부터 그 후 100여 년 동안 한국에 온 개신교 선교사의 90%는 다 미국인이었다.
해방 후 미군정 당국은 이들에게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재산을 제공했고, 미국 선교사들은 학교가 부족했던 당시에 근대적 고등교육의 최전선을 담당한 '미션스쿨'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당시 미국은 공산주의 소련과 경쟁관계에 있었다. 특히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가 공산주의를 피해 북한에서 월남해 남한 개신교의 주류가 된 신도들은 특히 반공의식이 강했다. 바로 여기서부터 흔히 볼 수 있는 친미, 반북의 한국 개신교가 시작된 셈이다.
최근까지도 한국 개신교는 미국과의 혈맹을 무척 중시했다. 이는 지난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 도중 피습 당한 주한미국대사 '마크 리퍼트'를 향한 일부 개신교인들의 쾌유기원 예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외신에도 보도된 바 대로, 이들은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직후 광화문에서 한복을 입고 북을 치며 부채춤을 췄으며, 그 앞에서 대형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었다.
쾌유기원 예배에 참석한 개신교인들은 하얀 원피스를 입고 발레를 추기도 했으며, 가야금 반주에 맞춰 민요 찬양을 하고 꽃바구니도 흔들었다. 이후 몇 시간에 걸쳐 주한 미국대사관 주변에서 수차례 관련 집회와 성명서 발표가 잇따랐고, 이들은 "리퍼트 대사님 사랑합니다", "용감한 마크 리퍼트! 건강하게 일어나셔요", "한미 관계는 굳건하다"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그리고 6월 9일, 제16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을 앞두고 이들은 다시 서울시청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한복과 하얀 원피스· 꽹과리와 북·태극기와 십자가·부채춤과 발레가 그대로 등장했다. 일부 개신교인들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은 어쨌든 열렸고, 이 자리에는 (이들이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쳤던 마크 리퍼트의)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공사 '로버트 오그번'이 참석해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마침내 2015년 6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결국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은 합법화됐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평등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할 권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곧이어 6월 28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날도 개신교 단체들은 행사장 주변에서 반대집회를 열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주한미국대사 마크 리퍼트도 직접 참석해 조직위 측에 지지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비판하고 장기 독재자 우간다 찬양하게 된 한국 개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