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리카' '울라질' 신조어가 생긴 이유

[분석] 울산 폭염, 푄 현상과 열섬현장이 원인

등록 2015.08.07 17:25수정 2015.08.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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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 남구 고사동에 있는 SK에너지. 이 지역은 열섬현상으로 기온이 높고 2013년에는 40℃까지 올라가 그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 박석철


누리꾼들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 이어 올해 울프리카(울산+아프리카), 울라질(울산+브라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울산이 너무 덥다는 뜻이다.

울산의 7일 낮 최고 기온은 34.9℃. 지난 7월 27일 35.5℃를 시작으로 낮 최고기온이 33℃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폭열일수(최고기온 33도이상)가 12일간 계속되고 있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현상이 지난달부터 12일간 발생했다.

지난 10일간 울산의 최고기온은 7월 29일 35.1℃, 30일 36.6℃, 31일 35.3℃, 8월 1일 36.1℃, 2일 35.3℃, 3일 36.2℃, 4일 36.8℃, 5일 36.2℃, 6일 35.1℃, 7일 34.9℃ 등으로 높았다. 이처럼 폭염이 이어지자 울산지역의 온열 환자 수도 39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울산 서쪽의 울주군에는 경남 밀양시와 경북 청도군에 걸쳐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천황산(118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고헌산(1034m), 간월산(1069m) 등 1000m 가 넘는 7개 산군이 둘러쳐 있어 영남알프스라 부른다. 동쪽은 강동. 일산. 서생 등 바닷가가 펼쳐져 있다. 언뜻 보면 한여름에도 시원할 것 같은 울산이 왜 이처럼 더운 지역의 대명사가 되는 것일까?

울산의 폭염, 서쪽 푄 현상과 동쪽 열섬현상 때문

울산 기상대 측은 이 같은 폭염에 대해 "습한 서풍이 울산 서북쪽에 있는 (영남알프스) 높은 산을 넘을 때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변하는 푄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쪽의 석유화학 공단 등에서 발생하는 열섬(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인구 집중, 녹지 면적 감소, 대기오염, 교통량 및 에너지 사용량 증가 등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현상이 울산 더위를 가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서쪽 지역에 있는 울산의 석유화학공단의 정유공장들은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원유를 LPG, 가솔린, 등유, 중유, 경유, 윤활유 등으로 정제해 분리하기 위해 연료를 사용, 365일 가동하고 있다. 결국, 이 때문에 나오는 열이 서쪽에서 발생하는 푄현상과 맞물려 폭염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결국 '사람' 보다는 '공장'을 중요시하면서 그동안 산업수도, 최고 부자 도시로 불리어온 결과가 결국은 시민들을 괴롭히는 폭염으로 돌아온 것이다.

울산에는 지난 1960년대부터 국가산업단지로 건설된 온산국가산업단지와 미포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수백 곳에 이르는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가동 중이다. 이외 지자체가 조상한 일반산업단지로 북구 매곡일반산업단지, 울주군 신일반산업단지 등 17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처럼 열섬현상을 가중하는 산업단지가 즐비한 울산에서는 여전히 투자 유치 등을 이유로 석유화학공장 등이 속속 건설되고 있다는 점이다. 폭염이 올해에만 그치지 않을 것을 짐작게 하는 이유다.

현재 국가산업단지에는 SK가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APC사와 함께 1조 원을 투자해 액화석유가스(LPG)에서 수소를 분리해 프로필렌(연료용 혹은 플라스틱 등의 원료)을 생산하는 프로판탈수소화공정(PDH) 신설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외 ㈜효성이 세계 최초 친환경 플라스틱 신소재인 '폴리케톤(Polyketone)' 공장 건설 투자를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투자양해각서(MOU)를 지난 7월 2일 울산시와 체결했고, 조만간 공장 건설이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유치의 목적 중 하나인 고용창출에 있어 이들 석유화학 공장들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석유화학 공장들은 인력이 극소수만 있어도 가능한 장치산업이라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처럼 수 만 명의 고용 효과를 봐오는 노동집약산업과는 판이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 중 본사가 울산에 있는 기업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하이스코 등 3곳뿐이라 주요 세수 원인 법인세 등이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점도 공장 증설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다. 공해와 폭염을 선사한 대가가 미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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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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