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창원지역 추모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 문화광장 입구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을 세워놓고 태극기로 둘러놓았다. 창동지역 일부 주민들이 조형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 줄것을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윤성효
그러나 이곳에 다짐비가 건립되어야 한다는 주민도 있었다. 찬성측 주민들은 이곳에 조형물이 세워지면 많은 시민들이 볼 것이고, 보존을 위한 장치(CC-TV)를 할 수 있으며, 외지인들이 찾아와 오동동 일대 상권이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물주와 상인들의 서명을 받아 창원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건립추진위는 지난 광복절 날에 다짐비를 가져와 세워놓고 태극기를 둘러놓았다. 반대 주민들은 조형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어 놓고 있다.
왜 이곳에 다짐비를 세워야 하는가?이경희 대표는 이곳에 다짐비가 세워져야 하는 이유는 많다고 했다.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
"옛 마산창원진해(2010년 창원시 통합) 가운데 일제식민지 시대에 수탈과 착취가 마산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일어났다. 마산창원진해 가운데 마산은 일본군위안부와 관련해 역사가 더 깊은 곳이다. 경남 일대에서 강제동원되었던 여성들이 일본과 중국 등 전쟁터로 보내질 때 마산이 중간 집결지였다."이경희 대표는 민주화운동과 관련도 언급했다.
"일제식민지시대 때 마산 오동동 근처에, 주민운동을 했던 '민의서'가 있었다. 그 뒤 부정선거에 맞서 항거했던 3․15의거의 발원지이고,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불종거리와 인접해 있다."그는 "그렇다고 해서 다짐비를 너무 한적한 곳에 세운다면 의미가 없다. 불종거리와 오동동은 사람의 왕래가 많다. 오동동 문화거리는 차량이 통행하지 않고 사람 왕래가 많기에 접근성도 좋다"며 "시민들이 편하게 와서 다짐비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역사유적지와 연계성도 크다는 것. 이 대표는 "인근에 6월항쟁과 민주화투쟁을 했던 불종거리와 육호광장이 있고, 3․15의거기념탑도 있으며,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도 가까이 있다"며 "다짐비가 세워지면 이들 지역과 함께 연계해서 현대사 탐방코스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들이 다짐비를 조용한 공원 안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경희 대표는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나가던 시민이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며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 다짐비가 세워지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 대표는 "그 분들도 다짐비가 훼손되고 오염되고, 모욕을 당할까봐 걱정한다. 그곳은 술집거리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의미가 있고 상징성이 깊은 곳"이라며 "술 드시는 분도 국민이고, 모르고 술 먹으러 왔다가 조형물을 보고 알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다짐비에 모욕을 주거나 훼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그분들이 걱정한다면 가장 열심히, 가장 잘 다짐비를 지켜주실 분들이라 본다"며 "오동동 주민들이 함께 하는 속에 제막식이 열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