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정문 길 건너 공원 앞 노숙농성128일 동안 미포조선 앞에서 하던 노숙농성을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시작했습니다.
변창기
수많은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정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 풍경은 오후 5시 이후 7시가 넘을 때까지도 이어졌습니다.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들은 현수막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간혹 지나가는 노동자들이 "수고한다"면서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던 어느 외국인도 관심을 가지며 다가와 영문 피켓 내용을 읽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는 "정몽준?"라며 묻기도 했습니다.
KTK선박 노동자들은 지난 17일 정몽준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할 때 '먹튀폐업 체불임금이나 해결하라'면서 "먹튀폐업으로 고통받는 하청노동자 문제 해결도 않으면서 피파 개혁을 논하느냐? 논할 자격이 없다"면서 서울 현대본사와 정몽준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선을 넘지마시오'라는 플라스틱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집회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차량으로 노동가를 계속 틀어 놓자 경찰 여럿이 오더니 "집회 끝났으니 노동가 끄고 차량을 치우라"고 했습니다. 그 중 젊은 경찰은 경찰과 노동자가 대화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습니다. 대화하는 것까지 채증하려는 것인지 경찰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가야 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밤늦도록 그들과 앉아 있었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노조간부들은 회의하러 가고 5명 정도 앉아 있었습니다. 경찰도 계속 주변을 어슬렁 거렸습니다. 그 와중에 현대중공업 경비가 가끔 길을 건너와 농성장 주변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늦은 밤 저는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비온다고 하던데요. 걱정이 앞섭니다. 하루 빨리 해결되어 모두 체불임금 지급받고 다시 현대미포조선으로 복직되기를 바랍니다.
"여기가 현대미포조선 큰집 아닙니까. 미포조선 사장이 해결 못하니 큰집 대표에게 우리 문제 해결해 달라고 해야죠. 우리 문제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떼인 임금 지급하고 일하던 곳에 복직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우린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이곳에서 농성을 이어갈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