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의 마지막 인사 "죽은 사법정의 살려달라"

지지자·200여 명 서울구치소 환송... 2년 징역 시작

등록 2015.08.24 15:35수정 2015.08.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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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 나온 지지자들 쳐다보는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던 중 배웅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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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배웅 나온 지지자 "진실은 승리한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배웅 나온 동료의원들과 지지자들과 함께 "한명숙은 무죄다. 진실은 승리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징역살이에 들어가는 전직 국무총리이자 민주화운동 투사를 배웅하는 지지자들은 오열했다. 하지만 한명숙 전 총리 자신은 눈물 고인 웃는 얼굴로 "나는 안에서, 여러분은 밖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위해 싸우자"라고 당부했다.

지난 20일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한 전 총리는 24일 오후 1시 37분께 형 집행을 위해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 도착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정오부터 미리 나와 있던 지지자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200여 명의 환송을 받았다.

한 전 총리는 일일이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꽃을 건네며 오열하는 지지자들을 보며 한 전 총리는 잠깐 눈물을 닦기도 했다. 그는 가볍게 웃는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지만, 충혈된 눈에 고인 눈물은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밝고 차분한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명숙이 검은 상·하의 입고 나온 이유

"'한명숙의 진실'이 뭔지 알고 계시지요? 진실은 그 시대에 금방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우리가 만들 때 그 진실은 언제든지 밝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에서 여러분들은 밖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냅시다, 여러분.

김대중 대통령님 묘소를 다녀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목소리가 쟁쟁하게 들리는 듯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잠드신 너럭바위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역력히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이 제 가슴에 새겨지는 듯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울지 않겠습니다.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당당하게 어깨 펴고 여기에 함께 모인 여러분들의 체온을 느끼면서, 위로를 느끼면서 들어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저는 조용한 휴식처로 들어가 쉬게 돼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어떤 형태로든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여러분, 한명숙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돌아오시는 날을 준비하겠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싸우겠다, 건강하시라"고 환송사를 하자 한 전 총리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다는 듯 앞에 나서 한 가지를 더 당부했다. 

"오늘 사법정의가 이 땅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 장례식에 가기 위해서 상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여러분 죽은 사법정의를 다시 살려내주시기 바랍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한 전 총리는 의원들로부터 성경책 한 권을 받아들고 지지자들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한 뒤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뒤 구치소 건물로 들어갔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7월 지난 2007년 3~8월 한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가 선고됐고 지난 20일 대법원은 한 전 총리의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이날 징역살이를 시작한 한 전 총리는 수형자 분류심사를 거쳐 수감 교도소를 지정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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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 나온 지지자와 인사 나누는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배웅 나온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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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까지 구속할 수 없다"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한 의원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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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의원님 힘내세요"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한 의원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진실은 승리한다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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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은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배웅 나온 지지자들로부터 진실은 승리한다며 백합을 건네받고 있다. ⓒ 유성호



○ 편집ㅣ김지현 기자

#한명숙 #구치소 #징역 #정치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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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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