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을 '민비(명성황후)'에 빗대며 '사대주의자'라고 비난한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에 침묵을 택했다. 대응할 가치도 없는 악의적 기사로 판단한 것이다.
앞서 일본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 정치부 전문위원은 지난달 31일 '미중(美中) 양다리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을 '사대주의 행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이씨왕조(조선)에는 박 대통령과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 제26대 왕 고종의 왕비였던 민비(명성황후)"라며 "민비는 1895년 러시아의 지원으로 권력을 탈환했으나 석 달 뒤 암살됐다"라고 강조했다.
명성황후가 당시 일본인 낭인들에 의해 살해된 사실은 감추면서 박 대통령을 '사대주의자'라고 적극 폄훼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박씨(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암살되기 전에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글에서 사대주의를 비판하며 개혁을 모색했다"라며 박 전 대통령까지 끌어다 박 대통령의 중국의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교부에서 대응하고 있다, 외교부 논평을 참고해 달라"라고만 답했다.
외교부는 전날(8월 31일) 이 칼럼에 대해 "역사 왜곡과 역사 수정주의의 DNA를 갖고 과거사에 대해 후안무치한 주장을 일삼는 일본 내 특정 인사와 이와 관계되는 언론사의 터무니 없는 기사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논평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청와대 역시 공식적으로 거론할 가치가 없는 칼럼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여기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자체가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함께 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참으로 뻔뻔한 일본 극우주의"한편, 새누리당은 <산케이> 칼럼을 '망언'으로 규정짓고 강력하게 성토하는 중이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8월 31일 브리핑에서 "일본의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이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관에 대해 몰역사적이고 비이성적인 망언을 쏟아냈다"라며 "참으로 뻔뻔한 일본 극우주의의 맨 얼굴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여러 나라를 침략해 죄 없는 사람들을 살상하고 많은 여성을 강제로 유린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일본의 군국주의, 그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일본 언론의 몰역사관을 무슨 말로 비유해야 할 지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며 "국제 사회가 일본에게 보내는 시선을 <산케이>를 비롯한 일본의 극우주의자들만 모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은 과거에 저지른 온갖 만행에 대해서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라며 "<산케이>와 일본 극우주의자들은 일본의 양심적인 국민과 국제 사회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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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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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민비" 산케이 도발에 침묵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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