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걱정하는 김무성 대표, 일베는요?

[게릴라칼럼] 신뢰하기 어려운 포털 보고서... 총선 대비 포털 길들이기인가

등록 2015.09.10 16:28수정 2015.09.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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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남소연

"포털이 우리 사회에, 특히 젊은 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데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잘못됐다."
"포털이 언론의 영역에 들어갔음에도 언론의 책임 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
"포털 뉴스의 편향성 문제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

지난 4일 이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쏟아낸 '말말말'이다. 네이버와 다음, 두 양대 포털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김무성 대표가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포털 길들이기'가 아니라고 고개를 젓지만, 누가 봐도 대언론용 포석이 깔려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새누리당이 걸고넘어진 연구 결과 자체가 우습고 또 우습다.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등에게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뉴스 5만 건을 분석하라고 연구 발주한 곳이 다름 아닌 새누리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여의도연구원이다. 그러니까 새누리당이 의뢰한 조사결과 하나를 놓고 이 논란인 것이다.

지난 7일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새누리당 의견이 아니라 한국 언론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분들의 의견"이라고 말하던 이가 누구인가. 여의도연구원 내 청년정책센터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다. 적어도, 이렇게 강하게 주장하려면 기준을 달리한 복수의 연구 결과는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와 여당을 대상으로 한 부정적 기사가 많다는 결과도 그렇다. 여당과 정부, 청와대를 한 묶음으로 놓고 야당과 기사 제목을 단순, 비교했으니 부정 기사 7대 1의 수치가 나오는 것도 일견 수긍이 간다.

포털이 염려스럽다는 김무성 대표, 왜일까

하지만 쓴웃음을 짓고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여의도연구원이 정부와 여당, 청와대를 묶어 의뢰했다는 부분 말이다. 자, 이쯤 되면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가 떠오른다. 총선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고, 민심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추석 직전에 이 연구 결과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한 몸통으로 움직이며 총선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 아닐까. 여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여론 장악이요, 포털 길들이기다. 여기에 노동계 압박까지 뀌어 맞춘다면, 실로 완벽하다.

임금피크제 등 노동계 현안을 두고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 비록 남북관계 급진전에 따른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 정책 실패에 따른 흉흉한 민심이 이반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실업을 비롯해 청년층의 정권과 여당 지지율은 5060과 정반대다. 더욱이 총선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중이다.


누군가 '유레카!'를 외쳤을지 모를 일이다. 포털 길들이기 말이다. 청년층의 뉴스소비가 포털로 집중화되고, 모바일로 이동한 지 오래다. 이미 JTBC를 비롯한 종편은 '우리편'이요, KBS와 MBC마저 완벽하게 장악했다.

남은 것은 진보언론의 비판적인 기사를 게이핑하는 포털이다. 아무리 기사를 쏟아내도 전 연령층이 뉴스를 소비하는 포털과 모바일을 제어하면 그만이다. 방송에 이은 포털 장악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자명하다. 그래서 이번 조사결과는 여의도연구소와 새누리당의 완벽한 기획 작품이라 할 만하다.

김무성 대표에게 진심으로 건의한다. 젊은 층에 포털이 미치는 영향을 걱정한다면, 일간베스트 사이트 운영자부터 국정감사에 부르라고. 현역 군 간부들까지 일베에 군 관련 정보를 시시각각 업데이트하는 지금, 그 정도는 실천해야 김무성 대표의 순수한 우국충정을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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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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