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집권당, 애벗 총리 축출... 새 총리에 턴불

애벗 총리, 당내 신임투표서 패배... 2년 만에 총리직 사퇴

등록 2015.09.15 08:08수정 2015.09.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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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콤 턴불의 호주 총리 당선을 보도하는 호주 ABC 뉴스 갈무리.
말콤 턴불의 호주 총리 당선을 보도하는 호주 ABC 뉴스 갈무리.ABC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당내 사퇴 요구로 전격 실시한 신임투표에서 패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호주 공영방송 ABC에 따르면 애벗 총리는 14일(현지시각) 실시된 집권 자유당 신임투표에서 최대 정적인 말콤 턴불 통신장관에게 44-54로 패하면서 2년 만에 총리직에서 축출되고 말았다.

이날 턴불 장관은 애벗 총리의 리더십 부재와 자유당 지지율 하락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고, 자신도 통신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러자 애벗 총리는 당장 신임 투표를 치르자며 턴불의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턴불은 "근본적으로 애벗 총리는 호주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다른 종류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며 총리직에 도전했다.

지난 2월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던 애벗 총리는 이번에도 자신 있게 재신임을 물었지만 예상과 달리 턴불에게 패하고 말았다. ABC는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애벗 총리가 굳은 표정으로 투표장을 나가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온건파' 턴불, 동성결혼 지지 - 기후변화 강력 대응

2013년 9월 총선 승리를 이끌며 정권을 잡은 애벗 총리는 호주인이 다수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 실종과 시드니 도심 카페 인질극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유당 지지율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노동당에 역전당했고, 지방선거에서도 연거푸 패하면서 국정 장악력이 크게 떨어진 애벗 총리는 턴불 측으로부터 끊임없는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2009년 당내 경선에서 애벗 총리에게 1표 차로 패했던 턴불은 이날 신임투표에서 설욕하며 호주의 제29대 총리에 올랐다. 턴불 신임 총리는 승리가 확정되자 공식 연설에서 "호주는 위대한 도전과 기회를 앞두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턴불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조기 총선 선언 가능성에 대해 "현 의회는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라고 부인하면서 "새 정부는 경제 성장과 함께 자유와 개인, 시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와 상업 은행가를 지낸 '거부' 턴불은 강경 보수파인 애벗 총리와 동성애 결혼을 지지하고 기후변화 방지 정책을 주장하는 등 온건파로 분류되면서 호주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말콤 턴불 #토니 애벗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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