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이와 함께한 100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성민이의 첫 백일.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아빠는 아빠 나름대로 참 바쁜 100일을 보내었습니다. 더 바빠질 앞으로의 날들이 될테지만 아빠는 아이의 첫 마디를 기다려봅니다.하지만 어쩌면 지금 눈빛으로만 소통했던 이 시간이 참 그리워질 것도 같습니다.
추현호
"잘 다녀와요." 차 안 보이는 곳에 아이와 아내의 사진이 올라갔고, 운전을 할때도 조심스럽습니다. 어느덧 차의 뒷 유리창에는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가 붙었고 저는 어느덧 한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이 익숙해져갑니다.
성민이는 그간 제법 많이 자랐습니다. 3.2킬로그램으로 태어나 100% 체중 신장을 했습니다. 6킬로그램이 넘었습니다. 먹고 자고 싸느라 바쁜 한 때를 보냈습니다. 덩달아 아내도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 가느라 더 바쁜 매일을 보내야 했습니다. 한동안 사리분별을 못하던 눈이 이제 제법 초점을 맞추고, 방긋 웃습니다. 그 순간 힘들던 모든 순간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모든 부모의 공통분모일 것입니다.
신기한 마법이 일어나나 봅니다. 나름의 알아듣지 못할 소리도 내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찡해옵니다. 저 녀석이 첫 말로 내뱉을 말이 엄마겠지만 그래도 아빠의 마음은 행복합니다. 아빠라는 말을 들을 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100일동안 우리 부부는 제법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메르스 파동으로 신생아를 출산한 아빠, 엄마들은 아주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병원에 갈 때도 외출을 할 때도 늘 불안에 떨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압니다. 세상에는 메르스 보다 더한 어려움과 더한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밤에 잠을 잘 자지 않는 것도, 잠 투정에 온 얼굴을 새파랗게 찡그리며 우는 아이의 모습도 감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이것이 부모가 되어가는 마음인가봅니다.
아이를 처음 집에 데려와서 참 유난히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첫 아이여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3자리수 100일을 맞아준 성민이에게 그리고 고생한 아내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피어오릅니다. 여러모로, 아이의 출산은 가족의 재탄생을 의미하나 봅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아이의 돌 행사라는 큰 행사가 다가 오고 있습니다. 1년 후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또한 궁금해집니다. 1년 후 나는 어떤 아빠의 모습일지. 그 모습이 아이에게 편안한 미소와 아늑함을 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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