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살풀이·장구춤으로 '전통 한류' 전파한다

승무 이수자 김경은씨, 60여 명 제자 길러내며 '한국춤 세계화'

등록 2015.09.28 13:35수정 2015.09.28 13:35
0
원고료로 응원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인 김경은씨는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에서 한국 교민과 미국인에게 승무, 살풀이, 진도북춤, 장구춤 등 전통 한국춤을 가르쳐오고 있다. 이렇게 '한국춤 세계화'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헌신해왔는데, 현지를 몇 차례 다녀온 언론인 이계홍(전 <서울신문> 논설위원과 수석편집부국장)씨가 김씨의 활동상을 전하는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말]
a

김경은씨가 한국학교에서 강강술래를 가르치는 장면. ⓒ 김경은씨 제공


미국의 교육도시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에서 한국 교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춤을 가르치며 전통 한류를 널리 전파해온 이가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이수자 김경은씨(35)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2012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해온 이래 춤강연과 다양한 공연활동을 펼치면서 한국 전통춤과 문화를 알리는 데 힘써왔다. 그의 남편은 체육학 최초로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대학(메사추세츠 대학 University of Massachusetts)의 교수로 임용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영한씨다.

"장구춤, 북춤 등 한국춤에 푹 빠졌어요"

김경은씨는 2013년부터 미국의 명문여대인 스미스대학(Smith College)을 비롯 미국 최고 인문대학인 애머스트대학(Amherst College), 마운트홀리오크대학(Mount Holyoke College), 홀리요크대학(Holyoke Community College) 등에서 승무, 살풀이, 진도북춤, 장구춤, 산조춤 등의 공연 및 한국춤과 전통음악에 관한 강습을 하며 제자들을 양성해왔다. 김씨에게 춤을 배운 외국인 학생들은 해당 대학은 물론 타 대학의 문화행사에 참여해 한국춤을 추며 전통 한류를 전파해오고 있다. 스미스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Suk Massey 교수는 김씨의 춤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경은 선생님의 춤은 손가락에서부터 버선 끝의 움직임까지, 섬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다듬어진 보석과 같다. 그의 춤과 워크숍 덕에 우리 대학의 문화행사는 모두 함께 어우러져 하나 되는 흥겨운 한국문화의 축제가 되었으며, 스미스대학교와 주변 대학 학생들이 한국 전통춤의 폭과 깊이를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을 보며 춤을 가르치는 재능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학생들이 신이 나서 그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스미스대학 2학년생인 Siri Kim McFarland(20)도 "선생님 수업을 통해 한국춤에 내재된 예의 정신, 자연을 바라보는 가치관, 그리고 인생의 깊이를 볼 수 있는 철학을 만날 수 있었다"며 김씨의 제자가 된 것을 기뻐했다.

a

스미스 대학교의 2015 Rhythm Nations에서 꽃살풀이춤을 추는 학생들. ⓒ 김경은씨 제공


김씨에게 춤을 배운 미국인 여성 Deborah Arak(66)은 "김경은 선생님의 장구춤 및 북춤 공연을 보면서 한국춤의 매력에 빠졌다"면서 "장단의 다채로운 변형과 춤의 곡선미, 그리고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녹아든 동작들에서 한국춤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김경은씨는 올해 9월부터 애머스트에 있는 한국학교에서 유학생 및 재미교포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춤과 소리'라는 주제로 강강술래, 탈춤, 사물놀이 등을 가르쳐오고 있다. 이들 유치부와 초등부 학생들로 구성된 제자 38명은 추석을 맞아 한국학교 강당에서 김씨에게 배운 강강술래를 선보였다.

애머스트 한국학교(Amherst Korean School)는 2014년 9월 1일 설립된 학교로,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 사회,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한국을 깊이 이해하고 문화다양성과 교차문화적 환경을 만들어나감으로써 더 견실한 지역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다수의 부모가 학생인 관계로 학교운영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이들을 무상으로 가르쳐주고 있는데 모국에서 지원의 손길을 뻗쳐주면 교포 어린이들이 더 많은 우리 문화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후원 문의: koreainamherst@gmail.com).

a

스미스대학교 Spring Korean Dance Performance에서 화관무 공연을 하는 학생들. ⓒ 김경은씨 제공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춤 전수에 열정 쏟아

'K-POP'이 세계를 흔들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 춤 역시 한류의 뿌리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 김씨는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해 특히 외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춤 전수에 열정을 쏟아왔다"고 소개한다.

김씨는 "한국춤 워크숍과 공연을 하는 동안 제자 중 몇 사람은 수준급 춤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한 "한국의 전통춤과 음악을 익히는 재미교포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문화정체성 및 공동체의식을 높여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인재들로 성장하도록 가르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태생의 김경은씨는 6살 때 춤을 시작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어린이 문화예술단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선발돼 해외공연을 다니면서 세계에 우리춤과 문화를 널리 소개해왔다. 이후 "이 문은 세계로 통한다"는 슬로건을 지닌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체육교육과(무용전공)에 입학하여 이애주 교수(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 보유자·서울대 명예교수)로부터 춤을 배우며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앞으로도 한국춤의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a

Smith College 의 2014 Rhythm Nations에서 장구춤을 추는 김경은씨. ⓒ 김경은씨 제공


#김경은 #승무 #이애주 #스미스칼리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사 3년 만에 발견한 이 나무... 이게 웬 떡입니까
  2. 2 '100개의 눈을 가진 모래 속 은둔자', 낙동강서 대거 출몰
  3. 3 '삼성-엔비디아 보도'에 속지 마세요... 외신은 다릅니다
  4. 4 장미란, 그리 띄울 때는 언제고
  5. 5 국가 수도 옮기고 1300명 이주... 이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