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위치한 월성 1호기의 모습.
이정화
<한국탈핵>의 저자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원자력발전소를 많이 보유하면 보유할수록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한국은 다른 원자력 대국들에 비해 국토면적이 작아 원자력발전소 밀집도로는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원전특별위원회 서토덕 공동위원장은 설계 당시 '안전한 수명'으로 정해진 30년을 넘긴 노후 원전은 사고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로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새 차는 고장이 잘 안나요. 10년, 20년 쓰면 고장이 자주 날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에는 수명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노후 되면 고장이 나는 것이 당연한 거죠. 원전에는 200만 개 이상의 부품이 있는데, 그걸 전부 교체하진 않습니다. 6만 5천 개의 용접 부위가 처음에는 튼튼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사람이 일일이 점검할 수가 없어서 더 위험한 거죠."가장 낡은 원전부터 터진 후쿠시마실제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 공개 자료를 보면, 국내 최초로 지난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원전 1호기는 모두 130번의 사고·고장을 일으켰고, 월성 1호기도 1983년부터 모두 53차례의 사고·고장을 일으켰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전 안전관리에 대한 투명성이 매우 부족해 이런 사고와 고장이 상당부분 은폐돼 왔고, 가짜부품 납품과 뇌물수수 등 비리도 만연해 원전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매우 낮다.
서 위원장은 원전은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기계이기 때문에 기계 자체가 완벽하지 않아 사고가 날 수 있고, 이것을 조작하는 사람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로 사고가 날 수 있고, 기후변화 등 예상치 못한 외부변수로 인해서도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조치가 돼 있으니 원전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라는 것이다.
김익중 교수는 그 중에서도 낡은 원전이 특히 위험하다는 것을 후쿠시마 사고가 이미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원전 10개 중 30살 넘은 것만 정확히 골라서 터졌습니다. 30살을 넘기지 않은 것은 하나도 안 터졌어요. 노후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겁니다."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중 노심용융과 수소폭발 등 사고가 난 것은 1~4호기다. 1호기는 1971년, 2호기는 1974년, 3호기는 1976년, 4호기는 1978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모두 가동연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이었다. 5, 6호기도 각각 1978년, 1979년에 가동을 시작했지만 정기검사로 발전이 정지된 상태여서 사고를 피했다고 한다.
"30년 넘으면 다 닫아야 합니다. 핵 사고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고농도오염지역 넓이가 남한 넓이쯤 됩니다. 전 일본 국토의 20%가 고농도 위험지역이 된 거죠. 만일 한국에 핵사고가 나면 국토 전체가 고농도 오염지역이 됩니다. 살 수 없는 땅이 되는 거예요. 그런 엄청난 대형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제로냐, 절대 제로가 아닙니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인류 마지막 핵사고냐,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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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경주, 이러다 '살 수 없는 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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