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형 편대를 지어 공기저항을 피하며 날아가는 기러기들
최오균
기러기들은 생각보다 빠릅니다. 기러기들은 보통 시속 50~90km 속도로 날아간다고 합니다. 북쪽 하늘에 나타난 기러기를 발견한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므로 하늘을 나는 기러기를 촬영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는 닭을 쫓는 개 모양으로 하늘만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실망은 이릅니다. 다시 북쪽 하늘에서 기러기 떼들이 끼룩끼룩하며 날아왔습니다. 나는 매뉴얼을 수동식으로 조절하고 노출 값을 무한대로 놓은 채 기러기들을 향해 연속촬영을 했습니다. 매뉴얼을 자동식으로 선택하면 초점을 잡는 사이에 기러기들이 날아가 버려 기러기 떼를 촬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초가을 북쪽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들은 대부분 하늘높이 날아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먹이를 찾아 헤어졌다가 다시 헤쳐 모이기를 계속합니다. 헤쳐 모아 남쪽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들은 대부분 저공비행을 합니다. 겨울 동안 먹고 살 먹이를 찾고 있는 듯합니다.
기러기들이 'V'자 형으로 편대를 지어 날아가는 것은 공기의 저항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맨 앞에서 길잡이를 하는 기러기가 날갯짓을 하며 펄럭이면 맞바람과 부딪쳐 소용돌이 상승기류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뒤에 따라오는 기러기가 이 상승기류를 이용하여 맞바람의 저항을 덜 받고 힘을 아끼면서 날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