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헤미안 팀원들. 백재훈(왼쪽) 안민규(가운데) 김영한(오른쪽).
김영숙
팝페라(popera)란 오페라를 팝처럼 부르거나 팝과 오페라를 넘나드는 음악 스타일 또는 대중화한 오페라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중반 키메라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고, 최근에는 임형주의 인지도가 높다.
"얼마 전에 남동구 소래아트홀에서 정기공연을 했어요. '남동구의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선두주자가 되자. 인천을 대표하는 명물이 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보헤미안의 리더인 안민규(30)씨의 말이다. 지난해 4월, 동인천고등학교 선후배들이 모여 만든 팝페라 그룹 보헤미안은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불러주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다닌다. 공연장은 물론 작은 야외무대나 빌딩 로비, 시골 장터에서 열리는 행사장에 가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 장터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신경 쓰였는지 술 한잔 하신 어르신이 저희한테 오셔서 시끄럽다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춤을 추시는 분들도 계시고요."좋게 말씀을 드리면 순순히 돌아가시기도 한다는데, 이런 일들보다 시골 장터에서 공연할 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장터에서 저희 공연을 보신 분들이 날계란이 목에 좋다고 유정란을 주시기도 하고, 과일을 주거나 오미자차를 타 주시기도 해요. 무척 감사하고 기분이 좋죠."팀원 김영한(28)씨와 백재훈(29)씨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최근에는 버스킹 공연을 한 적도 있다는데, 팝페라 그룹 중 버스킹 공연을 하는 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할 것이라고도 했다. 어디서든 사람들을 만날 준비가 돼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동인천고 선후배들이 만나 팀 결성1961년 개교한 동인천고는 1988년에 남동구 만수동으로 이전했다. 1970년대 중반께 동인천고에 '파이어스'라는 중창단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중창단 활동을 했을 때 인천시장상을 타기도 했고,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어요.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학교의 자랑이기도 했죠. 담임한테 파이어스니까 야자(=야간자율학습)를 빼달라고 하면, 먹혔다니까요."중창단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지만 교직원과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기도 한 파이어스는 지금도 선후배 동문모임을 끈끈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그 중에 보헤미안으로 묶인 네 명은 특별히 더 친하다고 했다. 25기 안민규(테너)씨와 26기 백재훈(테너)·안기범(테너), 27기 김영한(바리톤)씨는 파이어스 동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맞는 구성원들이다.
리더인 안민규씨가 팝페라 팀을 만들자고 했고,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보헤미안이라는 팀 이름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자'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알고 지낸지 10년도 넘은 동문들로 구성된 보헤미안은 어느 팀보다 훌륭한 호흡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 다른 멤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공연을 하다보면 바로 느껴요. 그 친구를 대신해 그 파트를 불러주기도 하죠. 마치 짠 것처럼 어색하지 않게요. 워낙 함께 공연하고 같이 지낸 시간이 많다보니 서로 잘 알고 있는 거죠."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