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시진핑 정책과 사고 전반을 만날 수 있는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
와이즈베리
벌써 10여 권 가까이 나온 시진핑 개인사와 이 책은 무슨 변별력이 있을까. 기존 시진핑 평전 등은 말 그대로 저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시진핑의 인생역정을 읽고, 미래를 대입해내는 책들이다. 반면에 이 책은 시진핑이 중국 지도자로 부각한 2010년 11월 이후, 그가 지도자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기록을 집산한 것이다.
18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앞세운 것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중국의 꿈'이다. 당대 중국 지도자들이 후계자 수업을 하면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사회주의 교육이다. 중국 근대 사상가 량치차오는 물론이고, 루쉰, 쑨원 등 중국인의 사유에 집착한 이들은 한결같이 '중국인은 그냥 두면 모래알과 같아서 산산히 흩어질 수 있으니, 무언가를 통해 아교처럼 묶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오쩌둥 이래 그 아교는 사회주의였고, 지도자가 가장 이해해야 하는 덕목이 됐다.
덩샤오핑 역시 처음에는 이런 인식에 회의를 가졌지만, 89년 천안문 사건을 겪으면서 완전히 동화됐고, 이런 전통은 시진핑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반면에 '중국의 꿈'은 G2를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가는 중국인들의 몽상을 말한다. 중국 지도자들은 공산당 창립 100년을 맞이하는 오는 2021년까지 배고픈 사람이 없는 '샤오캉(小康)사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건국 100년인 오는 2049년까지는 복지국가인 대동사회를 만든다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데 매진할 거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급성장을 거듭한 개혁개방 35년 동안에 중국 부의 원천은 기득권들에게 모조리 집중되어 시진핑 정부는 논공행상은 차치하고, 국가를 이끌 부가 그다지 많지 않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강옹건(1661~1795)시대도 옹정제의 개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선왕조 500년도 태종의 개혁을 통해 가능했듯이 시진핑은 신생국가인 중국의 개혁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다. 이런 시대적 필요성은 3장 '개혁의 심화'와 5장 '법치 중국 건설'편에 자세히 서술돼 있다.
시진핑도 이런 상황을 "맛있는 고기는 다 먹어치웠고 남은 것을 딱딱한 뼈뿐"(130쪽)이라는 조금은 과격한 표현을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다행히 군부는 물론이고 모든 권력을 장악한 만큼 그의 의지만 있다면, 개혁은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한 중국인들의 성향을 넘어 그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6장은 '사회주의 문화강국'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진핑은 소프트파워 등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음 장에서 다루는 인터넷 강국이나 생태문명 등도 중국의 건강한 문화발전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청년들이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같은 안정적인 일보다는 창업으로 부자가 되는 일에 매진하면서, 중국의 성장세는 전 세계를 아우르고도 남을 것 같다.
다만 제일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회주의'와 '창의산업의 육성' 서로 충돌되는 측면이 많다. 이 부분은 창의산업 육성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나라가 동반자로서 공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잠에서 깨어난 사자 중국,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