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을 건너 고비사막을 향하는 필자비행기 트랩을 오르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다.
김경수
직장 먼저 찾아라 사막이나 오지에서 열리는 레이스에 한번 출전하려면 족히 오백만 원이 넘는 돈이 든다. 경비 조달을 위해 부모에게 손을 벌리거나 후원을 받으려는 생각은 애당초 접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지 만인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나 프로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경비 마련 없이 사막을 꿈꾸는 건 꿈으로 끝나기 쉽다. 나는 10년 넘게 이 막대한 비용 마련을 위해 말단 박봉에도 악착같이 용돈을 아껴 개미처럼 모았다. 그리고 매번 대회 참가비와 항공료 지불을 위해 금쪽같이 모은 돈을 한 입에 톡 털어 넣었다.
부탄의 파로 계곡을 달리다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 탁상곰파 종(*The Tiger's Nest monastery)을 온 가슴으로 품었다. 4천m가 넘는 볼리비아의 알티플라노를 넘어 우유니사막 끝자락에서 세상의 끝 경계를 만났다. 대회 출전이 계속되면서 경제 부담은 더욱 커져갔다. 하지만 일상에서 맛 볼 수 없는 벌거벗은 자아를 만나려면 이 정도 부담은 기꺼이 감수해야 했다. '내 일(My job)이 없으면 내일(Tomorrow)도 없다.' 김난도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고했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궁핍의 악순환을 끊고 싶다면 먼저 재원 확보를 위해 탄탄한 직장부터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