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열린 '신해철 1주기 추모식 및 봉안식'에서 팬들이 고인의 영정사진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1시30분 추모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팬클럽 '철기군' 등 가슴에 보라색 리본을 단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에서 온 한 여성 팬(38)은 "신해철 씨가 생전 좋아하는 색이 검은색, 빨간색, 보라색"이라며 "고인이 평소 검은색, 빨간색 의상을 많이 입어 세 번째로 좋아하는 보라색 리본을 달았다"고 말했다.
추모식은 송천오 신부가 집전한 미사로 시작됐다.
맨 앞자리에는 고인의 부인 윤원희 씨와 두 자녀, 부모, 누나가 자리했다. 두 자녀는 의젓한 표정으로 찬송가를 불렀고, 부인은 간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유족뿐 아니라 이현섭, 김세황, 정기송 등 전·현 넥스트 멤버 10여 명과 '절친' 남궁연, '히든 싱어'의 신해철 편에 출연한 모창자들, 팬들까지 500여 명이 자리해 여전히 믿기지 않는 고인의 부재를 가슴 아파했다.
팬들은 영정사진에 마지막 메시지를 적어내려 가며 가시지 않는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마치 고인의 위로처럼 유토피아추모관 평화의광장에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크게 울려퍼졌다.
추모사 낭독에선 동료와 팬이 고인의 음악적인 업적에 감사하고, 독설가가 아닌 따뜻한 형이자 아버지였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워했다.
이현섭은 "신해철 님의 발자취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형님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다. 사랑했다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겠노라"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낭독을 한 고교 3학년 팬 이승우 군은 신해철의 실물을 본 적도 공연을 간 적도 없다며 "우연히 넥스트의 '세계의 문'으로 듣고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줬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줬다. 그는 떠났지만 우리는 그 뜻을 잊지 않겠다"고 울먹이다가 눈물을 흘렸다.
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가수 싸이,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조화를 보내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