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열매무화과는 저장성이 좋지 않아 열매를 딴 직후부터 바로 물러지기 시작한다.
고기복
요즘 재래시장에서 주말에 이주노동자를 보는 일은 전혀 낯선 일이 아닙니다. 조금 과장하면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시장에 파리만 날릴 정도입니다. 냉난방이 잘 되고, 다양한 할인혜택과 주차 편리성을 내세우는 대형유통업체와 홈쇼핑, 택배업체를 통해 장을 보는 경향이 강한 한국인들은 재래시장에서 점점 더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자가용이 없는 뚜벅이 이주노동자들은 접근성에 있어서 자신들에게 좀 더 편리한 재래시장을 애용합니다. 그 결과 중소 지방도시에서 내국인은 대형 유통업체, 외국인은 재래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재래시장은 고국에서 보아 왔던 시장과 정서적으로 비슷한 면이 많고, 흥정을 하면서 한국어도 배우고 익히는 공간이 되기도 하다 보니까, 장을 보면서 만남과 여가를 즐기는 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말을 돌이켜 보면 이제 재래시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장사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요즘 재래시장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마저 없다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닐 정도입니다. 즉, 소비자인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재래시장 상권 부활은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래시장 상인들 중에는 돈을 쓰는 소비자,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고마운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근하다는 표시로 반말을 하고, 심지어 욕설을 하기도 하는 모습에선 존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자신들이 고객으로 모셔야 할 사람들을 여전히 굴러 온 하찮은 돌로, 조금 무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가벼운 존재로 취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손님은 왕이라고도 합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손님, 소비자인 이주노동자에게 고마움을 잘 표시하는 것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사는 지혜일 것입니다. 친근하다며 '새끼, X나게 잘해'라는 말은 요즘 아이들 표현을 빌리면 "사장님, 핵노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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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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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하다고 이주노동자에 욕... 이러시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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