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힘의 미학 홍어, 제일 맛있는 부위는?

서울 불광동 먹자골목의 항아리홍어

등록 2015.10.29 10:23수정 2015.10.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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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힘의 미학 홍어 최고의 참맛은 홍어삼합이다.
삭힘의 미학 홍어 최고의 참맛은 홍어삼합이다. 조찬현

삭힘의 미학 홍어는 부위별로 그 맛이 다르다. 그렇다면 어느 부분이 가장 맛있을까. 최고의 진미 중 1미는 코, 2미 날개, 3미 꼬리다. 알싸하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인 홍어는 열을 가할수록 그 맛이 강해진다. 홍어전이나 홍어찜은 한 젓가락만 맛을 봐도 코끝이 찡하다.


홍어를 볏짚이나 종이에 싸서 항아리 속에서 묵히면 그 발효미가 증가한다. 잘 발효된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곰삭은 배추 묵은지를 함께 먹는 걸 홍어삼합이라고 한다. 여기에 홍어의 암모니아 냄새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막걸리 한 잔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홍어 애와 내장을 듬뿍 넣어 된장을 풀고 보들보들한 청보리 순을 넣어 끓여낸 애국이 더해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홍어에 들어있는 콘드로이틴황산은 조직을 재생하고 순간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홍어가 보양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콘트로이틴은 연골과 뼈 등 결합 조직에 분포하며 조직 내 파괴를 억제한다. 이 성분은 홍어를 삭히는 과정에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분화되며 삭힐수록 항암성과 항균성이 증가한다.

눈물 콧물 흘려봐야 홍어 제대로 먹었다고 말할 수 있어

 홍어 최고의 진미 중 1미는 코, 2미 날개, 3미 꼬리다.
홍어 최고의 진미 중 1미는 코, 2미 날개, 3미 꼬리다. 조찬현

먹거리는 신토불이다. 생선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홍어 마니아들은 국내산인 흑산도 홍어를 최고로 친다. 그 참맛을 보기위해서 그들은 영산포는 물론 홍어 맛집이라면 전국 어디든 마다않고 찾아간다.

홍어로 이름난 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가면 거리마다 홍어의 독특한 향이 폴폴 난다. 예전부터 홍어를 즐겨먹었던 남도 사람들은 잔칫집에 홍어가 빠지면 먹을 게 없다며 매우 섭섭해 한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에서 들여온 수입산 홍어는 뼈와 내장은 다 버리고 양쪽 날개 부분만 식용으로 사용한다. 그에 반해 흑산도 홍어는 버릴 게 전혀 없다. 선도가 좋아 뼈는 물론 내장까지 다 먹는다.

 서울 불광동 먹자골목의 ‘항아리홍어’ 기본 상차림이다.
서울 불광동 먹자골목의 ‘항아리홍어’ 기본 상차림이다. 조찬현

 열을 가하면 독특한 맛이 되살아나는 홍어 찜 한 젓가락에 코끝이 찡해진다.
열을 가하면 독특한 맛이 되살아나는 홍어 찜 한 젓가락에 코끝이 찡해진다. 조찬현

흑산도 홍어 애는 입안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사르르 녹아든다. 수입산과 달리 톡 쏘는 홍어 특유의 알싸함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청보리 순을 넣은 홍어애탕과 홍어찜, 기름장에 먹는 홍어 애, 홍어튀김 등 홍어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요리는 아주 다양하다. 홍어 먹으면서 눈물 콧물 흘려봐야 어디 가서 홍어 제대로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홍어와 막걸리는 찰떡궁합이다. 막걸리가 홍어 암모니아 냄새를 깔끔하게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홍어의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막걸리는 홍어 특유의 독특한 자극적인 맛까지 중화시켜 준다. 이렇듯 성질이 찬 홍어와 막걸리의 따뜻한 성질은 서로의 기운을 상쇄시켜준다.

올 봄 부산(삼합불패)에서 맛봤던 금가루 뿌려낸 홍어의 맛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새롭다. 홍어 1번지 영산포의 여느 집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거부감이 전혀 없는 데다 새콤달콤한 홍어무침과 채반에 담아내 유난히 시선을 사로잡았던 홍어삼합은 정말 그 풍미가 빼어났다.

3년 숙성 해남 토굴김치와 먹는 홍어삼합의 기막힌 맛

 3년 숙성된 해남 토굴김치에 먹는 홍어삼합은 별미다.
3년 숙성된 해남 토굴김치에 먹는 홍어삼합은 별미다. 조찬현

이번에 홍어 맛 찾아 찾아간 곳은 서울 불광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항아리홍어다. 알싸한 홍어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이 집 역시 홍어 요리로 나름 내공이 있는 곳이다. 홍어는 초장에, 홍어 애는 기름장에 먹는다. 홍어삼합에는 3년 숙성된 해남 토굴김치를 내놓는다.

"홍어는 입안에서 음미하면서 먹어야 합니다. 입안에서 혀로 홍어를 굴리면서 먹어야 그맛이 제대로 살아납니다. 애는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들지요. 홍어를 즐겨먹으면 간질환이 없습니다."

이 집 주인장(68, 김천주)의 홍어 사랑은 정말 대단했다. 또한 누구보다 홍어를 즐겨먹는다는 그의 홍어 자랑은 끝이 없었다. 홍어는 음미하면서 먹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탈이 없다고 한다. 열을 가해 그 특유의 맛이 빼어난 홍어찜이다. 한 입만 먹어도 암모니아 향 때문에 코끝이 찡해져온다.

 청보리를 넣어 끓여낸 홍어애탕에 밥 한술 말아내도 좋다.
청보리를 넣어 끓여낸 홍어애탕에 밥 한술 말아내도 좋다. 조찬현

 부위마다 맛이 다른 홍어의 숨겨진 진짜배기 별미는 홍어 특수부위다.
부위마다 맛이 다른 홍어의 숨겨진 진짜배기 별미는 홍어 특수부위다. 조찬현

이곳 주인장이 살짝 귀뜸해준 홍어 코나 홍어 날개 등의 특수부위를 맛있게 먹는 팁이다. 이러한 진미음식을 먹을 때는 입안에 살짝 물고 술 한 모금을 마시면 술이 달게 느껴진다. 또한 이들 부위를 입 안에서 이쪽저쪽 굴려가면서 먹으면 홍어의 참 진미가 느껴진다.

청보리를 넣어 끓여낸 홍어애탕에 밥 한 술 말아내도 좋다. 홍어 한 마리에 딱 3점 나온다는 유난히 차진 맛의 홍어 볼테기살도 맛있다. 이것 또한 홍어의 숨겨진 진짜배기 별미다. 삭힘의 미학 홍어 최고의 참맛, 어디 제대로 한 번 즐겨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항아리 홍어 #홍어 삼합 #홍어 #맛돌이 #홍어애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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