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여사의 영국 B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BBC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무려 90% 이상의 의석을 휩쓸며 단독 집권을 앞두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NLD는 전체 14개 주 가운데 개표가 끝난 4개 주에서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휩쓸었다. 특히 최대 도시 양곤에서 하원 45석 중 44석과 상원 12석 모두 차지했다,
NLD가 단독 집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의 의석수 657석 중 329석을 얻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 나온 선출직 491석의 67%에 해당하며 현재 추세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군부와 연계한 집권 여당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상원에서 2개 의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1962년 쿠데타로 반세기 넘게 정권을 잡아온 미얀마 군부독재는 곧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군부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전체 의석 25%에 달하는 166석을 할당받기로 되어 있어 집권장에 주요 정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둔 상태다. 또한 내무무, 국방부, 국경경비대 장관 임명권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NLD가 집권하더라도 원활한 국정 운영이나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군부와 일정 권력을 나누는 것이 불가피해 완전한 민주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남아있다.
수치 여사 "실질적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 수치 여사는 총선 후 영국 BBC 방송과의 첫 언론 인터뷰에서 "NLD가 전체 의석의 7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67% 이상만 확보하면 NLD이 단독 집권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도 위협적인 요소가 남아 있어 완전히 공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자유로운 선거였다"라며 "모두가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서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수치 여사는 "과거에 비해 미얀마 국민들이 훨씬 더 정치화(politicised) 됐다"라며 "지난 1990년대뿐만 아니라 2012년 보궐 선거 때보다도 국민들이 더 정치화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NLD가 집권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수치 여사는 "일단 누군가를 (대통령감으로) 찾겠지만, 내가 집권당의 지도자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통치하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에 수치 여사는 "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믿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편이 훨씬 낫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미얀마 민주화 일제히 '환영'국제사회도 미얀마 총선 개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평화로운 민주화를 환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 유권자들의 인내심과 존엄성,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미국도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회견에서 "버마(미얀마의 원래 국명) 총선 과정은 매우 희망적"이라며 "민주국가로 개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을 상징한다"라고 평가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버마의 군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집권 세력이 새 정부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정치적 과정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촉구했다.
다만 러셀 차관보는 "앞으로 더 많은 정치적 진보가 있어야만 미국 정부가 버마에 대한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에 대한 모든 제재를 당장 완화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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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야당, 초반 압승... 수치 "내가 실질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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