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에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쇼핑백에는 한수원 ‘에너지팜’이 적혀있다.
김종술
제보자인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비슷한 제보가 많아서 어제도 허탕만 쳤는데 오늘은 한수원 직원이 주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됐다"며 "원자력 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하루 전날 주민을 상대로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은 투표를 방해하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후 5시경 현장을 포착하여 이영일 한수원건설 본부장에게 전화로 항의했더니 '일상적인 견학 활동'이라고 말했다"며 "다시 말하지만, 주민투표를 못 하도록 하기 위해서 주민들에게 금품과 식사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이영일 본부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자들이 들이닥치자 한 주민은 "내가 범죄자도 아니고 밥 먹는 데까지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한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주민들은 빠른 식사를 마친 뒤 타고 온 버스에 올라탔다. 쇼핑백 내용물에 대해서도 "집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한수원' 신분증을 매고 있던 직원은 기자의 질문에 "내가 말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주민들 기금으로 움직이고 우리는 안내만 했다. 식비 결제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국책사업을 하면서 홍보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신분을 밝히길 거부했다.
이 직원의 말대로라면 나이 많은 주민들이 한수원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