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불안정 노동과 건강 및 삶의 질, J. Benach et al., Annu. Rev. Public Health 2014. 35:229?53>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이 나쁜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비정규직의 낮은 소득과 고용 불안정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원인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노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규직 노동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위험수당 등 경제적 요인을 위해 위험한 노동을 감수하는 경우도 많다. 저임금 노동은 장시간 노동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인 노동시간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업무 재량권은 낮고,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어 직무스트레스도 높은 편이다.
그 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전반적인 물리, 화학, 생물학적 작업 환경이 열악해 소음, 유해광선, 감염 위험 등 다양한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사회는 이와 함께 노동자의 정치적 영향력도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정부는 노동시장 정책 전반에서 노동안전 문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친자본적인 경제정책을 펼친다.
친자본정책이 우세하면 복지는 축소된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 비정규직 등 불안정 노동자가 증가하며, 이들은 더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된다. 또 임금이나 거주 환경 등 물질적인 측면에서 박탈을 경험하면서 삶의 질이 나빠지고 이는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사회에서도 이번 정부의 노동개악이 불안정 노동을 증가시키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