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 경관으로 손꼽히는 아즈라 윈도우 (Azure Window). 푸른 창문이라는 뜻으로 몰타에서는 두 번째로 큰 고조섬(Gozo)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제공: 여행작가 이세영)
이세영
몰타의 건축물은 폐허같기도, 버려진 역사의 구조물 같기도 한 낡고 바래진 고색 짙은 정경이 두드러진다. 대부분 옅은 노란색을 띄고 있는데, 이것이 몰타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상징적인 이미지이다. 2013년 개봉된 영화 <월드워Z>에 나왔던 이스라엘 예루살렘 장벽 신이 몰타에서 촬영되었던 것도 다 미색 짙은 건물이 자아내는 엇비슷한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몰타는 5000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 준 거석과 신전 그리고 신의 영역과 같은 청정의 자연이 더해져 이제껏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었던 신기한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이처럼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침입과 전쟁 속에서도 오늘날의 몰타는 현대적인 보수를 조금씩 거치고는 있지만, 과거 그대로의 색감과 건축을 변함없이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비스러운 타임슬립을 경험하는 기이한 현상. 세상에서 가장 멋진 비밀을 알게 된 듯한 몰타의 비경은 바라보는 사람을 자연스레 황홀경에 빠트리게 한다.
어학 연수와 휴양을 위해 몰타를 찾는 사람들몰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타 유럽 국가에서는 '은퇴 후 살기 좋은 나라' 혹은 '아름다운 허니문 장소'로 이 작은 섬이 알려져 있다. 물론 모든 유럽 사람들이 몰타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인구가 적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유로비전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 매년 출전하는 나라"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휴가 차원에서 몰타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아시아보단 유럽에서 월등히 많은 게 사실이다. 매년 몰타 전체 인구를 넘어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끊임없이 찾고 있다.
유독 날씨가 춥고 낮이 짧은 북유럽에서는 머나먼 동남아 대신 몰타를 찾고 있는 추세인데, 심지어 세금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주를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단기로 저렴하게 영어 연수와 휴양을 즐기길 원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대부분이다. 나라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슬로바키아, 독일, 리비아, 터키 등과 같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한국, 중국, 일본,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같은 머나먼 국가까지 다양하게 방문객이 분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