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성 교수는 논문 유료서비스가 진입장벽을 높여 학술 연구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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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제 그 이유를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네. 논문들이 읽히는 데 방해가 되는 장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생산된 지식을 널리 알리고 그 가치를 증진시켜서 학문의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내학술지들이 낙후된 이유가 폐쇄성에 크게 기인한다고 보고, 이를 타계하는 방안으로 학술지 논문 공개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학술지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라는 당근 이외에도 국내 학자들 간의 정보교류가 도모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리 불합리한 처사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학자들이 저자권리의 침해에 억울해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자의 권리, 즉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재산권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논문의 재산권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볼까요? 학자들이 자신이 저술한 논문의 유상공개를 통해서 보편적으로 얼마나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보십니까?
예를 한 번 들어보지요. 논문 한 편이 읽히면 크게 잡아서 만 원을 번다고 가정해 보지요.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라면 보통 10~20번 정도로 인용되면 괜찮은 경우입니다. 그것도 몇 년에 걸쳐서 일어나지요(제가 발표한 한 논문은 300회 가까이 인용되고 있기도 합니다만 좀 드문 경우지요). 이로 인해 학자는 수년에 걸쳐서 10여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논문 다운로드 수로 따지면 이보다 커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국내 학술지 논문은 얼마나 인용되는지 아십니까? 대부분 논문이 잘해야 1~2번 인용됩니다. 그런데 그나마 돈을 지불해야 논문을 읽을 수 있다면 이는 실제로 논문 읽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는 논문 속 정보 유통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학자들의 연구관행에 커다란 장애를 일으킵니다. 결국 국내 논문 부실화를 야기할 것입니다.
내 논문에 대한 저자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는 교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작인격권 안에는 "창작된 저작물을 공표하거나 공표하지 않을 권리"라는 '공표권'이 있고, 이것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학술 논문의 발표에서는 그리 의미가 있는 지적은 아닙니다.
다만 차제에 학술지에서는 논문을 일괄 공개하는 것을 발표자가 잘 알고서 동의하도록 하는 작업을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결코 복잡하게 해서는 안 되겠지요. 대부분 발표자들에게 이는 매우 형식적인 일에 그칠 테니까요.
그런데 많은 학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 내 논문이 내가 모르게 돈을 받고 공개되고 있는가?", "왜, 내 논문으로 다른 사람이 돈을 벌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학술지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논문공개 사업을 하는 회사의 수입 중 적은 금액이 학술지에 제공되고, 초기에 이것이 학술지 운영에 도움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이것이 필요한지 학술지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상업적인 이해와 상충한다고 해서 논문 공개의 공익성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학자적 자존심도 다시 세워야 할 때입니다.
본인을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은 우리의 논문이 어떠한 수익을 챙기지 않는 방법으로 공개되는 것에 대해서 어떠한 반감도 가지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끝으로 바라건대 "공짜논문", "무료서비스가 벌어지고 있다"와 같은 말은 해외 뉴스매체에 나가지 않길 바랍니다. 외국의 학자들에게 상당한 웃음거리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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