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어민'인 줄 몰랐다고? 새빨간 거짓말!"

[인터뷰] 어민 백현규씨 "김 양식 안 하는 대천서부수협 조합장도 보상금 받아가"

등록 2016.01.04 20:47수정 2016.01.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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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규 씨가 보령서부수협이 짝퉁 어민들이 폐업보상금을 부당 수령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중에는 보령서부수협 조합장도 들어 있다. ⓒ 심규상

거액의 김 양식 폐업보상금을 받은 어민들을 '짝퉁 어민'이라고 문제제기한 사람이 있다. 백현규씨(50).

그는 30여 년 동안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앞에서 김 양식을 해온 '진짜 어민'이자 대천서부수협 조합원이다.

백씨는 대천서부수산업협동조합 (아래 대천서부수협)이 지위를 남용해 보상의 근거가 되는 '어업권 행사계약서'(아래 어업권 계약서)를 어업을 하지 않는 '짝퉁 어민'에게 허위 발급했다고 폭로했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부근 '신흑동 지선' 부근에서 김 양식을 해온 어민 49명은 지난해 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주)(아래 보령 화력)로부터 폐업보상금 91억7846만 9000원을 받아 나눠 가졌다. 오랜 논란 끝에 보령화력 7, 8호기 가동으로 김 양식을 못하게 된 피해가 인정된 것이다. 보상 범위는 보령화력 7, 8호기가 가동을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8년 3개월간이다.

하지만 백씨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중 44명이 '짝퉁 어민'이라고 주장했다. 대천 서부수협이 허위로 발급한 어업권 계약서를 근거로 김 양식을 하지 않은 어민들이 폐업 보상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김 양식 안 했는데 수십억 폐업보상금? >

특히 그는 "보상금을 받은 '짝퉁 어민'중에는 대천서부수협 조합장과 임원도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천서부수협 관계자가 <오마이뉴스>에 "'짝퉁 어민'인지 모르고 계약서를 썼다"고 말한 것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 "대천서부수협이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에게 보상액의 10%(약 9억여 원)를 수수료 명목으로 징수했다"며 "관리 감독을 엉터리로 하면서도 보상금에서 10%를 뗀 것은 부당 징수"라고 강조했다.


백씨는 "대천서부수협 측에 시정을 요구하자 오히려 '(보상금을) 10원도 못 준다'고 협박하고 이사회에서 조합원 자격 박탈을 의결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재차 "짝퉁 어민들로 인해 진짜 어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해당 수협 조합장과 임원을 처벌하고 잘못 지급된 보상금은 회수해 국고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

-김 양식은 언제부터 했나?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김 양식을 했다. 내가 직접 김 양식을 시작한 건 군대에 갔다 와서 부터다. 잠깐 김 건조공장 일을 한 기간을 빼면 약 30년 정도 된다. 아버님은 3년 전 돌아가셨다."

-2008년 보령화력 7.8호기 가동으로 인한 온배수 피해로 인근 바다에서 김 양식이 중단됐다. 어떤 손해를 입었나?
"피해가 컸다. 보령화력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배수로 김이 노란빛이나 붉은빛으로 황백화되는 병에 쉽게 걸렸다. 보령 화력 7.8호기 가동 이후 병에 걸려 김 수확을 못 해 5억 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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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항 방향에서 본 보령화력. 7개의 굴뚝이 나란히 서 있다. ⓒ 심규상


-김 양식을 마지막으로 한 때는?
"지난 2014년 봄이다. 작년에도 9000만 원을 들여 자재를 장만하고 김 양식 준비를 끝냈는데 대천서부수협에서 막바지 보상타결을 이유로 더 못하게 했다."

-지금은 무엇으로 생활하나?
"먹고 사는 게 김 양식인데 생업이 끊긴 상태다. 그냥 이 일 저 일로 소일하고 있다."

-그동안 어느 정도 김 양식을 해왔나.
"매년 1000책(1책=2.2x40m) 정도를 해왔다."

-폐업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데 실제 보상금은 얼마가 나왔나?
"2억 원 정도다. 다른 사람들은 다 받았는데 수령을 거부했다."

-폐업보상금은 8년 3개월 치인데 왜 그렇게 적나?
"잘 모르겠다. 경찰에서 보상기준에 따라 자체산정한 보상액과는 큰 차이가 난다. 김 양식을 하지 않은 어민 몫까지 나눠야 해 줄어든 게 아닐까 생각한다."

-대천서부수협에서 배분한 폐업보상금이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 이유는?
"폐업보상금은 보령 화력에서 김 양식 농가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2008년 12월부터 8년 3개월 치에 대한 피해액을 산정해 지급하는 돈이다. 대천서부수협은 보령화력 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49명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2008년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김 양식을 실제 해온 어민은 나를 포함해 5명뿐이다. 나머지 44명은 어업권을 돈을 주고 산 짝퉁 어민이거나 가짜 어민이다. 이건 부정수급이다. 범죄행위다."

-어떻게 김 양식을 하지 않은 어민에게 폐업보상금이 지급된 건가?
"보상 기준이 대천서부수협이 매년 작성한 어업권 행사계약서였다. 그런데 계약서를 쓰면서 실제 어업 행위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을 구분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어업을 하지 않는 사람과도 허위로 어업권 계약을 맺었다."

-대천서부수협 담당자는 어업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인 줄 모르고 계약서를 발급했다고 말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다. 보령시장이 몰랐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좁은 구역을 관할하고 지도 감독하는 대천서부수협이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주민이 김 양식을 하는지 안 하는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게다가 조합원 수도 얼마 되지 않는다. 김 양식을 하지 않은 대천서부수협 조합장도 매년 어업권 행사계약서를 체결하고 이번에 보상금을 받았다. 본인이 본인과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궁금하다. 직원이 조합장이 어민이 아닐 줄 몰랐다는 걸 믿으라는 건가?"

"어민들이 오히려 무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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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규씨가 김 양식을 위해 사용한 배. 백씨는 자재감정 보고서와 김 공장과의 거래명세, 김 생산과 관련된 입출금 내역, 항공사진 중 한 가지만으로도 김 양식을 한 진짜 어민과 가짜 어민을 가려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심규상

-일부에서는 관행적으로 오랫동안 어업권을 사고팔았으니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이 안 된다. 불법일 뿐만 아니라 사기다. 아파트 분양권도 사고팔지 않느냐고 반문하는데 아파트 분양권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조합장과 수협 임원들이 불법 행위에 가담하고도 큰소리를 치고 있다. 어이가 없다."

-대천서부수협이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에게 보상액의 10%(약 9억여 원)를 수수료 명목으로 징수했다. 관리 감독을 엉터리로 하면서도 보상금에서 10%를 뗀 것은 부당 징수다. 게다가 대천서부수협은 보상과정에서 한 일이 없다. 보령화력과의 협상도 대책위에서 했다."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건?
"진짜 어민들이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무시당해 온 일이다.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폐업보상금을) 10원도 줄 수 없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10월경에는 수협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며 이사회를 열어 내 조합원 자격 박탈을 의결했다. 다행히 대의원 회의에서 부결돼 아직 조합원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나?
"일을 꾸민 해당 수협 조합장과 임원들을 처벌해야 한다. 또 규정대로 실제 어업 행위를 한 어민에게만 폐업보상금이 지급돼야 한다. 해당하지 않은 사람들이 받아간 돈은 회수해야 한다. 내게 더 달라는 게 아니다. 정당하게 지급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달라는 얘기다."
#보령서부수협 #김양식 #짝퉁어민 #가짜 어민 #보령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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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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