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브라에서 가장 오래된 알카사바(성채)성채 내부에 군인들의 숙소와 창고, 터널, 목욕탕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박성경
날쌔게 달려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살짝 늦긴 했지만, 우리 부부는 같은 시간에 나스르 궁전에 입장하는 다른 관광객들 꽁무니에 서서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나스르 궁전의 관람은 메수아르의 방(Sala del Mexuar)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은 1365년에 완성된 회의실로 그라나다의 왕이 신하들의 탄원을 경청했으며 각료회의를 소집하던 곳입니다. 천장을 장식한 아라비아 문양의 타일과 벽면을 장식한 아랍 문양의 석회 세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제 관람 시작인데, 처음부터 이렇게 멋져도 되는 것인지.
메수아르의 방을 나서면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으로 이어집니다. 남북으로 35m, 동서로 7m에 이르는 직사각형 연못 양 옆으로 천국의 꽃이라는 '아라야네스'가 심어져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내가 본 여행서에서는 꼭 연못 남쪽 끝에 서서 전체를 보라고 돼 있었습니다. 우아한 석주와 섬세한 세공으로 장식된 아치, 그 위의 푸른 안달루시아의 하늘까지, 알람브라의 그 모든 것이 연못의 잔잔한 수면 위에 드리워져 있다고요. 네, 서보니 정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