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달성군청 백년타워 앞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곽상도 민정수석,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왼쪽부터)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정훈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기로 한 가운데 달성군 출마를 선언했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출마 지역구를 중남구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진박 진영의 후보 재편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에 의해 물갈이 대상으로 떠오른 현역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대구지역 주민들의 진박 또는 친박에 대한 거부감도 높아지고 있다.
추 국무조정실장은 달성군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11일 사표를 제출했다. 달성군은 박근혜 대통령이 3선을 지낸 정치적 고향으로 이종진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았지만 이 의원이 유승민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친박계 사이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추 국무조정실장이 달성군에 출마하기로 하자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사무실까지 열었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구 중남구로 옮겨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곽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29일 사무소 개소식을 열기로 했었지만 연기하면서 지역구를 옮길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곽 전 수석은 친박계가 자신을 빼고 추 수석을 대체투입하려 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추 실장이 달성군 출마를 공식화하자 22일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중남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진박들의 교통정리가 시작된 것이다.
곽 전 수석은 "선거구 재배치에 대한 달성군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이라는 국가적 명제이자 안정적 의석확보라는 더 중요하고 시급한 책임" 때문에 지역구를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 전 수석은 자신이 지역구를 옮기는 것과 관련 "몇 날 며칠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제가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금의 대구정치 상황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곽 전 수석은 대구의 정치 중심인 중남구에서 대구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배신의 정치'를 끝내는데 앞장서겠다고 중남구 현역인 김희국 의원을 조준했다. 김희국 의원은 친 유승민계로 유 의원과 나이는 같지만 경북고 1년 후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