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둥둥' 1km 넘게 하얗게 뒤덮인 공주보 하류

[현장] 충남 공주보 하류, 수문 열리면서 발생한 거품 가득... 전문가 "오염물 유입 확인해야"

등록 2016.01.13 14:56수정 2016.0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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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으로 뒤덮였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으로 뒤덮였다.김종술

공주보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됐다. 최근 공주보의 콘크리트 고정부에 설치된 1m 수문이 열리면서 하류가 물거품으로 뒤덮였다. 공주 수문보에서 1km 이상 떨어진 웅진대교(천안논산고속도로)까지 둥둥 떠다닌다.

13일 찾아간 충남 공주보에는 눈이 쌓이고 있었다. 오전 9시 온도계로 확인한 기온은 영하 2도, 물속 수온은 영상 4도 정도였다. 상류 쌍신공원 주변의 후미진 곳은 얼음이 얼어있었다.

오전 9시 공주보 수문이 열리면서 거품이 발생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마치 물에 세제를 풀어 놓은 듯 거품이 손에 묻어 올라온다. 기온이 높은 여름에 수문이 열릴 경우 거품이 일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거대한 띠를 형성하면서 수면을 뒤덮은 경우는 흔하지 않다.

'혹시 상류 지천에서 오염물이 유입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상류 도천·정안천·제민천·혈흔천·무릉천·왕촌천·석강천·마암천 등을 샅샅이 돌아봤다. 하지만 흙탕물이나 오염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세종보와 백제보에서도 거품은 발생하지 않았다.

"거품 발생, 강물에 산소 유입 차단할 수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전도식 가동보 수문 인근에 눈을 쌓아 놓은 듯 거품이 뭉쳐서 쌓이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전도식 가동보 수문 인근에 눈을 쌓아 놓은 듯 거품이 뭉쳐서 쌓이고 있다.김종술

운동을 나왔던 한 주민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처음에는 강이 얼어서 얼음 위에 눈이 쌓인 것으로 알았다. 여름에 가끔 거품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가끔 TV로 폐수처리장에서나 보던 장면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거품 발생에 관해 어느 수질 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거품이 생긴다는 것은 계면활성제(물에 잘 녹는 친수 성분, 기름에 녹기 쉬운 소수 성분을 가진 화합물. 세제, 식품, 화장품의 유화제, 보습제 등에 쓰인다)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기화되면서 빨리 사라진다. 기온이 낮으면 거품이 사라지는 속도가 느려진다. 여름에 축산폐수 처리장에서 거품이 많이 발생하는데, 유기물의 박테리아가 활성화되는 시기에 발생한다. 그 외에 세제나, 오염물질 발생으로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보에서 거품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이 상류에 거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인근 하천에서 오염물이 유입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산소가 대기 중에서 물 속으로 녹아들어야 하는데 강물에 거품이 많으면 막을 형성하면서 산소를 차단하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까지 공주보 인근에서는 환경부 수생태 오염지표종인 4등급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발견되었다. 지난 여름에는 큰빗이끼벌레와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13일 발견된 물거품이 지난해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뿌려진 조류 제거제와 유화제 때문이 아닐까 우려된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김종술

 충남 공주시 공주보 전도식 가동보 수문 인근에도 물거품이 둥둥 떠다닌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전도식 가동보 수문 인근에도 물거품이 둥둥 떠다닌다.김종술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으로 뒤덮였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하류가 세제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거품으로 뒤덮였다.김종술

#4대강 사업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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