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윤씨가 직접 제작한 비눗방울 카
주현웅
- 레크레이션이 하고 싶어서 나오셨다면서, 비눗방울 공연은 어떻게 시작한 겁니까?
"우연찮게 오꾸다 마사시라는 일본 사람의 비눗방울 공연을 보게 됐어요. 공연이 참 신선하더라고요. 당시가 2001년도 였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길거리 비눗방울 공연은 굉장히 생소했었거든요.
사실 제가 그때 저글링과 마임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였는데 비눗방울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그 매력에 확 끌려서 하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역시 겁은 났죠. '우리나라에서 이게 먹힐까?'란 생각이 끊이질 않았지만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애초에 대기업도 관두고 나온 이유가 있었잖아요? '열정이 있다면 도전할 것'이라는 이유요.
역시나 그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책이며 인터넷이며 다 뒤져가며 배우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시행착오들을 많이 겪었죠. 그래도 미친 듯이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다 보니까 뭐가 되긴 되더라고요.
결국 그렇게 비눗방울 공연가가 됐어요. 그리고 비눗방울 공연을 한두 개씩 다니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늘기 시작하고, 부족한 점이 뭔지도 알게 되고, 그럴수록 비눗방울을 더 연구하고 실험했죠. 실패가 훨씬 더 많았지만 그것조차 즐거웠어요.
그러다가 나도 모르는 새에 제가 발전하고 성장해 있더라고요. 지상파 방송국에 '비눗방울 달인'으로 출연도 하게 됐고, 점점 더 큰 무대에 오르게 되고요. 그 과정들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 앞으로도 자신 있으십니까? 공연에는 끊임없이 변화가 있어야 할텐데요."'잘할 자신이 있다'의 문제보다도 '여전히 열정이 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작년의 경우 '레옹' 콘셉트의 공연을 새로 선보였어요. 이게 꽃에서 비눗방울이 나오게끔 만드는 연출인데 집에 있는 휴지통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냈죠. 집에 있는 휴지 상자를 보면서 '이걸로 비눗방울을 낼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갖게 되고, 또 거기다가 '꽃을 위에 얹으면 더 이쁘겠다'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 거죠. 이처럼 일상에서 끊임없이 구상을 합니다.
애써 뭐 하나 더 만들어 보려고 골머리 앓고 있지는 않아요. 말씀드린 대로 공연을 '일'이라기 보다는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머릿 속에 항상 비눗방울을 떠올리거든요. 단지 제가 바라는 것은 관객들이 제가 배달해주는 행복을 그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아주 조금이라도요."
-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열정의 상징은 뭐니뭐니 해도 우리 20대 아니겠습니까? 20대 청춘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혹시 있으실까요?"있습니다. 말하기 전에 우선 저의 안타까운 마음도 같이 전해드리고 싶어요. 지금 우리 사회가 그리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처럼 오로지 열정만 가지고 살라는 말을 쉽사리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20대가 공무원과 대기업을 선호한다고 들었습니다. 공무원과 대기업은 물론 좋은 직장이지요. 그러나 그게 진정한 꿈인 20대가 몇이나 될까요.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지금 우리 사회의 기류를 쫓아가는 것이겠지요. 20대 개개인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 거겠죠.
다만 확실한 꿈과 열정이 있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히 도전하는, 그런 용기있는 청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사회가 각박해져도 자신이 가진 '진짜 꿈'에 열정을 쏟아 부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는 따릅니다.
물론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진 않겠죠. 10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되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공무원이든 대기업이든, 제가 방금 말씀드린 '진짜 꿈'도요. 힘들고 괴로운 과정들은 분명 있겠지만, 절대 포기하지만 말라고 꼭 말하고 싶네요. 그리고 언제나 항상 당당하시고요!
아, 개인적인 바람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들을 겪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사회 곳곳에 나서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겪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가슴을 뒤흔드는 그런 꿈을 만날 수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