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핵심'으로 떠오른 인천

[인천 4.13 총선] 문병호 이어 최원식·신학용 합류... 24일 창당대회

등록 2016.01.22 09:56수정 2016.01.2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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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회의원 쪽의 가칭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창당도 되지 않은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이 국민의당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지난 21일 호남에서 첫 시·도당 창당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전국적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24일엔 인천, 26일엔 전북과 부산 등지에서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의 핵심 지역은 누가 뭐래도 호남이다. 그다음 핵심 지역으로 인천이 거론되고 있다.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인천에서 국민의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더민주 비주류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정치인들이 인천에 포진해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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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국회의원<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문병호 깃발 들자 최원식·신학용 등 합류

2013년 '안철수 신당'과는 다르게 이번 국민의당 창당은 빠르면서도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인천에선 탄력이 붙고 있다. 그 한가운데 '안철수 의원의 입'으로 알려진 문병호(부평 갑) 의원이 있다.

문 의원은 인천에서 세력 불리기에 나섰고, 먼저 한광원 전 국회의원이 합류했다. 이현웅 변호사를 비롯한 정치신인들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아래 민집모)'에서 문 의원과 함께 활동했던 최원식(계양 을) 의원도 결국 합류했다. 여기다 3선의 신학용(계양 갑) 의원도 합류했다. 이어서 안귀옥 더민주 남동 을 지역위원장, 이도형·조계자 시의원, 김충래 변호사 등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결합했다.

이런 흐름을 모아 국민의당 인천시당 창당준비위는 지난 18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고, 오는 24일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창당대회엔 김한길·안철수 의원 등, 6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문 의원이 맡을 예정이다. 당초 이수봉 전 안철수 의원 보좌관과의 공동대표 체제가 논의됐지만, 문 의원의 지역 장악력 등을 고려해 단독 위원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인천시당 창당준비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당 행사엔 중요 인사와 귀빈 등이 맨 앞자리에 앉는데, 우리는 이번에 지역 어른과 장애인 등을 앉히고 세족식 등으로 새 정치의 마음을 담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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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열린 국민의당 인천시당 창당 발기인대회.<사진제공 - 국민의당 인천시당 창당준비위원회> ⓒ 국민의당 인천시당 창당준비위원회


더민주,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전면 배치

더민주 인천시당은 조직 보완에 빠르게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이 맡았던 지역구에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을 전면 배치한 게 눈에 띈다.

<시사인천>이 지난 21일 확인한 결과, 문병호 의원이 맡았던 부평 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맡기로 했다. 신학용·최원식 의원이 빠진 계양 갑·을 지역위원장 자리는 박형우 계양구청장이 맡기로 했다.

여기다가 안귀옥 변호사가 맡았던 남구 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박우섭 남구청장이 대신하기로 했다. 모두 직무대행 형식이다. 현직 단체장이라 활동에 제약을 받지만, 당의 지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당에선 기대하고 있다.

인천에서 국민의당이 약진하는 것과 관련해 홍영표(부평 을) 더민주 인천시당 위원장은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가 인천이라고 했지만, 지난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크게 갈등이 있었던 지역이 아니다. 다만 당내 주류와 비주류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문병호·최원식 의원과 저와 박남춘 의원 등이 포진해있어 갈등이 많은 것처럼 비추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당의 조직력이 완전히 반으로 나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신학용 의원 국민의당 입당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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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 인천시의회 전 시의원<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신학용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해 말,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기 직전에 선언한 것이다.

신 의원은 지난해 12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에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이 이뤄나갈 혁신과 단합,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주세요'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당원 가입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 의원의 '정치적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이도형 인천시의회 의원이 신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며칠 만에 20대 총선 계양 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신 의원이 탈당할 거란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계양 갑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신 의원은 "그런 분을 인천이 기른 대권 후보로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신 의원은 더민주를 탈당했고, 얼마 후 국민의당 합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안철수 의원이 더민주 탈당 전 '비리 혐의로 기소만 돼도 공천 등에서 배제하자'고 주장했던 혁신안과 '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신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이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신 의원의 입당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일었다.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승만 국부론, 관제 서명운동 환영, MB맨 영입 의사 등. 정치적 정체성에 관련된 잡음들은 국민의당이 뚜렷한 이념과 정책을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일시적 일치에 기초해 만들어진 당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이어 "국민의당 내홍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이다. 그건 공천 문제를 논할 때쯤에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결국 경선의 룰이 문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현역들이 프리미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공천받으려 탈당까지 한 사람들"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과 관련해 신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준비 첫 의원총회에서 "저는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하고 모든 기득권을 다 버렸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제가 탈당한 이유는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의 10대 원칙(혁신안)은 국회의원 공천권을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발표한 것"이라며 "현역 의원이 기소됐을 때 당원권을 정지하고 당연히 공천부터 배제하겠다는 게 근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신학용 입당은 정치적 후계자 밀어주기?

인천지역에선 신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라 할 수 있는 이도형 전 시의원을 돕기 위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신 의원은 더민주에서 문병호·최원식 의원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전 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신 의원의 신당행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다 송영길 전 시장이 계양 갑에 출마한다는 의사를 몇몇 지인에게 언급한 이후 갑자기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이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지난 21일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이도형의 탈당은 본인이 알아서 한 것이다. 당초 난 (더민주에) 남아서 두 당의 합당 등을 위해 노력하려 했다. 하지만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홍영표 의원이 이도형을 계속 못나가게 했다. 기가 찼다. 결국 김한길 의원과 의논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조계자 인천시의회 의원도 신 의원과 함께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수봉 전 안철수 의원 보좌관의 정치적 선택은?

신 의원과 이 전 시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계양 갑 출마를 준비한 이수봉 전 안철수 의원 보좌관의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이 전 시의원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만만치 않은 데다 신 의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국민의당의 총선 후보 공천방식과 관련해 최원식 국회의원은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 당의 공천 원칙은 무조건 경선이다. 전략공천은 수긍할 만한 경우만 한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 등록을 2개월 정도 앞두고 창당한 신당에서 당내 경선 방식이란 사실상 여론조사를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 신학용 의원 보좌관과 재선 시의원을 역임한 이 전 시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수봉 전 보좌관이 서울이나 비례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원식 의원은 "(이수봉씨가) 서울로 가는 것은 모르는 일이다. 다만 비례 얘기는 나온 적은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문병호 #최원식 #신학용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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