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 이후 경찰에 연행되는 알바노조 조합원
알바노조
솔직해지자.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알바노조의 조합원 57명이 서울 고용노동청 민원실에서 연행당했을 때, 나는 조금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근로감독관의 업무태만과 편파적 중재에 대한 민원을 하러 간 자리였다.
민원인의 전원연행.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려울 일도 아니었다. 정당까지 해산시켰던 나라다. 집회가 합법일 수 없는 정부였다. 그에 비해 6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을 경찰서로 끌고 가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으리라.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이들이 시원하게 치워지는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분명 장관이었다.
그렇다. 분명 장관이었다. 알바노조가 만나고자 했던 사람은 고용노동부의 장관이었다. 그는 고용노동부의 장관이었지만 알바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 대신 재벌과 기업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노동 개악 지침을 발표했다. 알바노조의 조합원들이 끌려나가고 있던, 그 시각이었다.
더욱더 쉬워진 해고. 취업규칙도 노조의 동의 없이 바꿀 수 있는 세상. 노동 개악을 반대했던 이들은 알바노조가 그랬듯 경찰에 끌려가거나, 출석요구서를 받아야 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분노의 역치값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