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과 채널A의 선택은 '대통령 철통 경호''옥새 투쟁'이라는 볼썽 사나운 지경에 이른 새누리당 '친박'의 공천 횡포에, TV조선과 채널A는 대통령을 비호하고 나섰다. 이는 새누리당의 치부를 감추기 급급했던 KBS, MBC와는 또 다른 태도다.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공천 파동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일자, 이로부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한 새누리당의 잘못"? 채널A의 '대통령 사랑'채널A는 23일, 유승민 의원의 거취, 윤상현 의원의 거취, 이재오 의원 등 탈당 물결, 상향식 공천 무산 등을 보도하며 '친박 패권'의 문제는 애써 외면했다. 이어서 <자택 농성에 백기 투항?>(3/23)에서는 참담한 발언으로 대통령을 감싸 안았다.
박상규 앵커는 "유승민 의원이 등을 질 모양새인데 이 파동을 겪으면서 여당의 수도권 선거를 망쳤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담자로 나온 박성원 동아일보 부국장은 "'대통령이 미운 사람 하나 안방에서 밀어내지 못해서 온갖 꼼수를 다 쓰는 이 통에 집권당이 당당하지 못하다, 지금 수도권에서 하루에 천표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말이 나온다", "빨리 이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이유가 '대통령 미운 사람'을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했고 꼼수를 쓰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공당이 '대통령이 미운 사람'을 '안방에서' 밀어내야 '당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민주주의의 기본마저 짓밟는 참담한 발언이다.
"피해자는 대통령"…대통령 감싸기 급급한 TV조선한편 TV조선은 아예 대통령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TV조선 <20대 총선 전망>(3/24)에서 대담자로 나온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옥새 투쟁'의 영향에 대해 논하던 중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대통령이 될까 그것이 걱정이다. 선거가 어떻게 끝나든지 간에 대구에서의 결과는 눈에 보인다. 이것이 대통령의 권한, 체면, 통치권을 행사할 때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새누리당 자체보다도 선거 이후 대통령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옥새 투쟁'까지 번진 공천 갈등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비판에 선을 긋는 수준을 넘어, 아예 '대통령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내세운 것이다.
야당에 대한 편파적 공세 심각한 수준... 공영방송까지 가담한 '더민주 죽이기'여당이 유승민 의원 탈당과 '옥새 투쟁'으로 시끄러웠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명단 갈등으로 사퇴 카드까지 꺼냈던 김종인 대표가 23일, 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당내 주도권 싸움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중론이지만 비례대표 명단의 절충과 김 대표의 복귀로 더민주의 총선 체제는 안정을 되찾았다. 24일에는 총선 출정식을 여당보다 먼저 열면서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렇게 새누리당과는 확연히 다른 더민주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KBS, MBC, TV조선, 채널A는 '더민주 흠집 내기'에 몰두했다.
MBC도 가세한 '친노 갈등' 프레임, 비례대표 명단이 '친노 운동권 정체성'?사실 '운동권' '종북' '친노' 낙인을 찍어 야권을 폄훼, 왜곡하는 보도는 그동안 TV조선과 채널A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영방송 KBS와 MBC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방송 보도의 지형 자체가 기울어져 버렸다.
MBC는 23일, 김종인 대표의 당 잔류 선언으로 일단락 된 더민주 비례대표 명단 문제에 '친노 운동권' 낙인을 찍었다. 사실관계를 따져볼 때 이는 부당한 비난이다. 더민주는 비례대표 절충안에서 논문 표절 의혹의 박경미 홍익대 교수와 '론스타 먹튀 옹호' 논란의 최운열 서강대 교수를 김종인 대표 권한으로 당선권에 배치했다.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김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또 중앙위원회의 요청대로 당헌당규에 따라 노동, 청년, 당직자, 취약지역 후보 1명씩을 당선권에 포함시켰다. 김 대표가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당 대표로 복귀한 것은 이런 절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는 이 '절충안'을 '친노 운동권 정체성'으로 갈음했다.
특히 공영방송인 MBC는 <친노 입장 반영된 비례…갈등 불씨 여전>(3/23)에서 "최종 확정된 비례대표 명단만 봐도 당 주류인 친노 운동권 진영의 판정승"이라면서 "5번을 받은 이재정 후보는 운동권·진보 인사 변호를 전문으로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내란 음모 사건과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사건 등 맡았습니다" "6번인 김현권 후보는 82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경선위원 등을 지낸 원조 친노" 등 절충안에서 당선권에 오른 인사들을 설명했다. 김현권, 이재정 후보 모두 중앙위 최다 득표를 근거로 그룹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새로 배치됐으나 MBC는 '운동권'이라는 낙인만 찍어 구분하고 소개한 것이다.
채널A <2번 지키고…친노 약진>(3/29)과 MBN <순번 바뀐 비례…친노‧운동권 약진>(http://me2.do/GlP6wCul)은 MBC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명단에서 '친노 운동권'의 정체성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KBS와 SBS는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비례대표 명단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