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 팀장 "국정원, 우연히 만나 접대"

[현장 : 세월호 참사 2차 청문회] 선사 직원들, 국정원과의 관계 부인

등록 2016.03.29 14:06수정 2016.03.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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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증인 신문하는 김진 위원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가 열리는 28일 오전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특조위 김진 위원이 증인들에게 신문 하고 있다. ⓒ 이희훈


"항만청에서 제대로 검사를 안 하면 누가합니까. 증선(선사가 배를 추가로 들여오는 일) 인가서 변조하고, 톤수도 속이고, 인도 날짜도 속이고…. 계약서도 고쳐서 제출하는 걸 증인이 못 잡으면 우리나라에서 그걸 누가 걸러내냐고요."

제2차 세월호 청문회에 참석한 김진 청문위원은 답답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청문회 이틀 째인 29일 오전, 청문위원들은 청해진해운, 인천항만청, 한국선급 직원들을 증인으로 불러 ▲ 세월호 증선 인가 과정 ▲ 증개축 승인 및 검사 ▲ 정기검사 및 특별점검 부실 ▲ 운항관리규정 승인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날 박종운 청문위원은 "여객과 화물을 더 싣고,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전시실을 위해 세월호는 무리하게 증개축됐다"며 "그 결과 세월호는 톤수가 늘어나고,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으며, 항해사가 위험성을 토로할 만큼 위험한 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은 "청해진해운이 해경 간부들에게 술, 식사, 관광을 접대하는 등 운항관리규정 심사를 하는 해경과 선사 간의 유착관계가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선박 관리 업무를 맡은 항만청 직원과 한국선급 관계자들은 이날 증인 자격으로 참석해 청문위원들의 관리 부실 지적을 대체로 부인했다. 박성규 당시 인천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은 "증인이 증선이 잘못 이뤄진 세월호를 놓쳤다"라는 김 위원의 말에 "공무원들은 법령을 적용해서 검토할 뿐이다.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청해진해운, 국정원 제주 관광도

청해진해운 직원 "주로 국정원에서 밥을 샀고..." 청해진해운 전 팀장이 29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 직원과 우연히 만나 서로 밥 사주곤 했다"고 밝혔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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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 직원, 가림막 뒤 증언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두번째 날인 29일 오전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청해진 해운 소속의 증인 갑이 가림막 뒤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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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두번째 날인 29일 오전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관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청문위원들은 국정원과 청해진해운 간의 관계를 추궁하기도 했다. 박종운 특조위원은 국정원 직원들이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 관광을 다녀오고, 제주에 있는 청해진해운 단독 부두에 보안장치(철조망, CCTV 등) 설치를 지시한 사실 등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박 위원은 "(청해진해운이 작성한) 운항관리규정심의에 국정원 담당자 서아무개실장의 이름과 연락처가 남아 있다"며 자료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일부 직원들은 국정원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역시 청해진해운이 만든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종운(청문위원) : 오늘 나온 증인 중 이 문건(국정원 지적사항) 누가 작성한 지 아시는 분 있나요.

증인 전원 : ...


: 운항관리심의규정(청해진해운 작성)에 국정원 서아무개 실장 담겨 있는 거 알고 있죠?

김재범(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 : 네. 어느 정도는….

: 왜 국정원이 규정에 들어가 있을까?

: 글쎄요, 이해를 못하겠다.

: 증인 을, 서아무개씨 (이름) 알고 있나.

증인 을(청해진해운 직원, 비공개 증인) : 처음 본다.

하지만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이 여러번 만났다는 증언과 증거는 존재한다. '증인 병'(청해진해운 직원으로 실명 비공개 증인)은 "평소 국정원과의 소통은 김 팀장이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김 팀장은 "국정원과 만나야 하는 자리에 자주 있었던 것은 맞지만 (내가 직접적인) 국정원 담당자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업무 일지에는 국정원 직원을 접대한 기록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점심 때 식당에서 먹다보면 서로 얼굴을 마주치기도 하고 그러면 국정원이 밥을 살 때도 있고, 저도 한 번씩 살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팀장의 이러한 답변에 박 위원은 "우연히 만나서 그랬단 건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방청객에 앉은 유가족들은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또 박 위원은 이성희 전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의 일기장에 담긴 "국정원 외 10명 세월(호) 타고 내려오(다), 관광 후 세월(호) 타고 가다!!"라고 적힌 부분을 내보이기도 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이 전 본부장은 "인천에서 청해진해운 직원들이 (국정원 직원들과) 제주도에 내려왔다"며 "내려온 사람들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광객에 대해 제주도 무비자 입국을 시행하면서, 이들이 불법으로 내륙으로 건너가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국정원 직원들과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오후 청문위원들은 해운조합, 우련통운(물류업체), 해양수산부 직원 등을 불러 ▲ 화물 과적 및 출항 전 운항관리점검 부실 ▲ 미수습자 유실방지를 위한 온전한 인양 ▲ 증거보존을 위한 온전한 인양 등을 주제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생중계 주소] 유튜브 http://omn.kr/hyot | 아프리카TV http://omn.kr/fjo2 | 유스트림 http://omn.kr/fipm | 오마이뉴스 웹 http://omn.kr/i4yt
#세월호 #청문회 #국정원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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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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