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총선의 서울 서초구 개표 과정에서 '혼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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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혼표 서초구 총선 개표 도중 발견된 혼표 ⓒ 정병진
무소속 김수근 후보의 개표참관인을 한 최성년씨는 개표 초반인 저녁 7~8시 무렵 혼표가 나온 심사집계부 부스를 발견해 그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였다.
'혼표'란 투표지 분류기가 후보자별로 분류한 표가 뒤섞여 포켓에 들어간 현상을 말한다. 가령 A, B, C 후보자가 있다면 투표지 분류기가 투표지를 A, B, C 후보자별로 분류하는 도중 A후보자의 포켓에 B후보자의 표가 섞여 들어간 경우이다.
최성년씨가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박성중 후보의 투표지 다발에 다른 후보자의 표와 무효표가 여러 장 섞인 것을 심사집계부에서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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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혼표 2 서초구 총선 혼표 영상 2 ⓒ 정병진
투표지 분류기로 투표지를 1차 분류하면 곧이어 심사집계부는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확인, 심사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들은 투표지 분류기의 분류가 정확한지 검표하고 분류에 실패한 '미분류표'는 수작업 분류한다. 말하자면 심사집계부는 투표지 분류기로 분류한 표들 속에 혹시 '혼표'나 '무효표'가 섞여 있지는 않는지 확인, 점검하여 가려내는 작업을 한다. 그런데 서초구의 한 심사집계부에서 여러 장의 혼표가 발견된 것이다.
참관인 최성년씨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설명을 요구하였지만 책임사무원은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며 개표사무원들의 입단속을 시켰다.
서초구선관위 관리계장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투표지 분류기로 분류한 표들을 밴딩하는 과정에서 '미분류표'를 일반 투표지 다발에 잘못 넣은 것 같다"고 하였다. '혼표' 문제로 재분류한 투표구는 방배 1동 2투표소이며, 현재 개표상황표는 재분류하여 출력한 것만 남아 있음도 확인해 주었다. "'혼표'가 나온 1차 분류 당시의 개표상황표는 폐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계장은 "(투표지 분류기를) 재분류하면 기존 데이터를 삭제를 하기에 확인할 길은 없고 단지 투표지는 남아 있고 투표지 이미지도 백업되어 우리가 보관하고 있기에 그것으로 (실제 투표지 분류기에서 혼표가 나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안에 대해 18대 대선무효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선거무효소송인단은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초구 총선 개표의 효력을 놓고 법정 다툼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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