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3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평화통일시민행동이 주최한 <전쟁훈련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하라>캠페인에서 시민들이 ‘평화위시볼’에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적고 있다.
임기홍
최근 미국의 전쟁 판도, 속전속결-장기 불안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속한 특전사 부대는 파병지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한다. 미군 점령지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점령군과 그 동조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저항세력과 싸운다. 이미 점령한 지역에서의 '재건'을 위해 완전히 소탕하지 못한 무장세력을 궤멸시키는 전투를 수행하는 것이다. 미군은 이를 '안정화 작전'이라고 부른다.
2001년 미군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은 15년 넘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2003년 이라크 역시 그와 비슷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었고 급기야 IS(이슬람국가)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몇 주 혹은 몇 달밖에 걸리지 않은 '전쟁'의 종료를 선언했음에도 이 작전으로 더 오랜 시간과 비용을 소요하고 많은 사상자를 발생 시키게 된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은 아직 끝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니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한미연합군이 훈련하는 주요 작전이 바로 이 '안정화 작전'이다. 포항에서 진행되는 '쌍용훈련'으로 불리는 한미 해병대 상륙작전이 '안정화 작전'의 시작이다. 항공기와 미사일 등의 공습을 통해 북한 지휘부를 초토화시켜 점령한 후 '재건'을 하려면 끈질기게 저항하는 무장세력을 완전히 몰아내는 전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안정화 작전이 민군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군'이 전투를 통해 수행하게 된다. 북한보다 군사력이 훨씬 미약한 것으로 생각되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미국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볼 때 한반도에서 이 작전이 실제로 구현되는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될 것이다.
작전계획 5015, 선제타격 전술과 함께 가는 '안정화 작전'올해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 연습'부터 한미 양국은 2015년 6월 서명한 작계 5015를 적용하고 있다. 작년까지 한반도 전면전을 상정한 작전계획 5027을 연습했다면 바뀐 작전계획은 '선제타격' 계획을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 지휘부와 핵무기 및 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700여개 목표물을 설정하고 연습하고 있다.
이번 '키 리졸브 훈련'에서 '작계 5015'의 핵심인 4D작전(탐지ㆍ교란ㆍ파괴ㆍ방어)도 선보였다. 이는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의 공격징후가 보일 경우 사전에 이를 파악해 파괴하는 작전이다. '공격징후'만으로도 선제공격이 가능하므로 결코 방어적이라 할 수 없고 매우 공세적인 작전계획이다.
게다가 '공격징후'의 판단은 철저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실세인 미국이 하기에 대부분의 우리 국민은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맞이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선제공격은 당연히 미국이 할 것이고 그 명분은 '북한의 공격징후'로 정해져 있다는 얘기이다. 북한의 반격이 불가능하도록 지휘부와 주요 공격무기에 대한 선제 타격 후 우왕좌왕하는 북한군을 상륙부대가 지상전을 통해 제압한다는 시나리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