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단물 빼먹고 버리기냐"
조선업 구조조정 반발하는 노동계

정부, 구조조정 계획 발표 ... 금속노조, 조선노연 "정부는 무능경영 책임 져야"

등록 2016.04.27 14:22수정 2016.04.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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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뒷북 대책을 규탄하고, 정부는 무능경영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할 것이다. 노동자 단물 빼먹고 버리기 구조조정 반대한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이같이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발표가 산업계와 노동계의 최대 현안이 되면서 관심이 뜨겁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 금융위에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대형 조선업체에 대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추가인력 감축'과 '급여체계 개편', '비용절감' 등을 포함한 추가 자구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09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올해부터 2019년까지 추가로 2300여 명을 줄일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사실상 정부 소유다.

정부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이 중심이 되어 회사가 자구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그리고 정부는 STX조선, 성동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도 경영정상화 계획을 짜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통폐합과 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계는 '노동자 책임 전가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민주광장에서 있었던 대우조선노조의 집회 모습.
정부가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계는 '노동자 책임 전가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민주광장에서 있었던 대우조선노조의 집회 모습.대우조선노동조합

조선노연 "조선소 노동자 총고용을 보장하라"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7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대한 공동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노사정 조선산업발전전략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해 왔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몇 년 동안 중요한 요구들을 외면하던 정부가 이제야 겨우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인력 감축과 성과급으로의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한 임금축소 등 노동자들에게 무능경영책임을 떠넘기는 내용"이라 지적했다.

금속노조·조선노연은 "대우조선은 심지어 산업은행 산하로 정부의 정책이나 방향이 가장 먼저 실행될 수 있었음에도 그 시기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오직 대우조선의 '열매' 따먹기에 급급했다"며 "그렇게 무위의 시간을 보낸 정부는 이제 대우조선 대규모 부실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오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분할매각을 주장하는 등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조선산업 발전에도 심각한 손실을 입힌다"며 "자본은 기술개발에만 투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투자해야 한다. 한국 조선업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던 것은 바로 세계 최고의 고숙련 조선소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그것은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 정규직 채용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비정규직 우선해고 반대, 노동법개악 반대,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을 전면 거부하며 조선소 노동자 총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중형조선소 운영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여야 한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하루 전날인 2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형조선소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 중이다. 운영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업이 회생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그동안 운영자금이 실질적으로 기업회생을 위해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채권단을 통한 운영자금은 다시 채권단의 이윤을 채우거나 이윤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다"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채권단은 운영자금으로 채권단 혹은 관계인의 이윤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금을 기업회생을 위해 활용할 것", "채권단은 운영자금 지원을 앞세워 노동조합의 일방적인 영보와 노동자의 희생 강요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조선산업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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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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