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결정하는 건 의사의 몫이 아니다. 결국 치료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의 몫이다. 문제는 경제적인 뒷받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의사로서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살 것인지는 항상 고민이다.
드라마 '굿닥터'
사실 A씨를 보면서 많은 고민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치료도 성공적인 편이고 든든한 가족의 지원이 있어 암 환자들 중에서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A씨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B씨와 같은 환자를 마주할 때 입니다. B씨가 A씨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B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생각하게 됩니다.
치료를 결정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 아닙니다. 의사가 최선의 치료를 권할 수는 있지만 결국 치료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의 몫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데에 있습니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중요합니다. 진단 당시의 경제적 상태, 치료 과정 중 지속적으로 경제적 지원이 가능한지에 따라 환자는 의료진이 권하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들은 목숨을 위협하는 거대한 질병의 파도앞에서도 경제적 상황과 타협합니다. 시스템 앞에서 개개인일 뿐인 의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습니다.
아프면 누구나 치료 받을 수 있는 사회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도 누구나 똑같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매일매일 그러한 현실 속의 그녀들을 마주하며 그녀의 질병을 규정하는 것은 의학적인 상태만이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주위 환경과 그녀의 조건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앞으로 그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과연 어떤 의사로 살 것인지 고민해봅니다. 일에 치어 바쁘게 사느라 잠시 내려놓았던 고민을 다시 일깨워주는 나의 그녀들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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