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북한군 총에 방탄복 뚫리는지 물으면 종북?"

[현장] 노무현 서거 7주기 앞두고 김해 봉하마을서 토크콘서트 열려

등록 2016.05.20 09:42수정 2016.05.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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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정민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정민규

"태극기는 국립묘지에서 애들 덮는데 쓰는 게 아니라 애들이 가슴팍에 들고 다니는데 써야 하지 않나. 왜 2013년 기준으로 무기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방탄복이 북한군 총알에 뚫리는지, 어떤 사람들이 그랬는지 물어봐야 한다. 그런 거 물어보면 뭐라 하는지 아나. 종북이라 한다. 그들이 말하는 빨갱이 총알에 우리 애들 방탄복이 뚫리니까 어떤 사람이 돈을 떼먹었느냐 물어보면 빨갱이라 그런다. 앞뒤가 안 맞지 않나?"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이야기하던 김제동의 목에 핏대가 섰다.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박수로 그의 말에 힘을 보탰다. 19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그의 토크 콘서트에서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를 맞아 열린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에서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2천 개의 좌석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산비탈까지 들어선 시민들은 김제동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때론 폭소로, 때론 환호로 답하며 2시간 남짓의 시간을 함께했다. 

김제동의 등 뒤로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노란색 글자가 빛나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를 맞이하는 노무현재단의 추모 표어였다. 노 전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깨어있는 시민'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외쳤던 '행동하는 양심'을 합친 말이었다.

"통일은 대한민국이 한 발 더 나아갈 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정민규

김제동도 시민들에게 깨어있고, 행동하기를 요청했다. 강조한 건 바로 어른들의 변화와 책임이었다. 그는 "돈없이 살 수는 없지만 돈만으로 사는 세상은 아니란 걸 어른들이 보여줘야 한다"면서 "아이들보고 금수저가 되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흙수저로 사는 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흙수저의 일상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김제동은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꺼냈다. 그는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면 토끼가 잠을 자서 거북이가 이긴 게 아니라 거북이처럼 근면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경쟁을 누가 시켰는지 알려줘야 한다"면서 "토끼는 산에서 살게 해주고 거북이는 바다에서 살 게 해주는 게 권력의 본래 임무"라고 말해 박수를 끌어냈다.


김제동은 아이들을 통일 세대로 키우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통일이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로 갈려져 싸워온 세대 간 싸움을 종식시킬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한발 더 나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총선, 진짜 여러분이 정치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아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방송인 김제동의 봉하특강 '사람이 사람에게'가 19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정민규

통일만큼 중요한 건 평화였다. 김제동은 "지금의 권력자들은 하자고 이야기만 하고 전쟁나면 도망갈 것"이라며 "자기 아이들은 유학 보내 놓고, 멀쩡해도 군대 안 보내는데 전쟁하자면 그걸 코미디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쟁할 용기가 없어서 평화를 외치는 게 아니라 한 명의 아이라도 안 죽이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은 "60~70대 어르신들이, 우리 형들이 산업화를 이뤄내서 우리나라는 북한 정도가 감히 쳐다볼 나라가 아니다"면서 "좀 못됐고, 인간 행색 못하는 동생이라도 한반도 전체에 이득이 된다면 형 된 입장에서 때릴 때 때리더라도 구슬릴 때는 구슬리는 배포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에서 많은 야당 당선자를 내며 변화를 불러온 20대 총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제동은 "공천권자의 눈치 보던 사람들이 시민들 눈치 보는 사람이 됐다"면서 "진짜 여러분이 정치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고 이번 총선 결과를 분석했다.

예정된 시간인 밤 9시를 넘겨까지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김제동은 마지막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와 양심을 호소했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이해 오는 23일에는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열 계획이다.
#김제동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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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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