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비밀> (글 자현 / 사진 석공 · 불교신문사 /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5월 30일 / 값 17,000원
(주)조계종출판사
<스님의 비밀>(글 자현, 사진 석공 · 불교신문사,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은 은밀하기까지 한 스님들 세계, 비밀의 문처럼 가려져 있는 승가, 삭발한 스님들이 살아가는 세상, 출가에서 입적까지는 물론 한국불교의 모든 것을 실감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투시경 같은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절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 가장 헷갈리는 말은 '득도'라는 말이었습니다. 득도, 이미 도를 얻었다면 무슨 구도(求道)가 필요하겠느냐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님들 세상에서 말하는 득도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득도(得道)가 아니라 머리를 깎고 불문에 입문(入門) 하였음을 뜻하는 득도(得度)였습니다.
출가계를 받으면 승단 소속원이 된다. 이와 도시에 안으로는 수행자이며 밖으로는 성직자가 되어 신도를 지도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수계를 득도라고도 한다. 득도란 불교의 올바른 가르침을 얻어서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사미(니)계는 정상적인 계가 아니기 때문에 득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098쪽-사실 책을 펼치는 순간 어떤 부러움이 가슴에 일었습니다. 일반인들은 쉬 접근할 수 없는 곳, 여간해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너무도 실감나는 사진으로 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16년 전인 2001년 6월 10일 오전 8시 30분 경, 경남 하동에 있는 어느 절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봉변을 당하듯 맞닥뜨려야 했던 어떤 일이 번갯불처럼 번쩍 떠올랐습니다.
대웅전으로 가는 길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마당 안쪽 건물마루에서 무리의 스님들이 막 내려서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평온해 보이고 일상적인 모습이어서 그 광경을 담으려 카메라를 겨누는 순간 덩치 건장한 어떤 스님이 '뭐 하는 겨!'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허락도 없이 사진을 찍으려 하느냐며 길길이 날뛰었습니다.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곳이니 은밀할 것도 없는 공개된 장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건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는 걸 탓하는 게 아니라 설익은 '땡중'이 똥개도 제집에서는 큰 소리 친다는 텃세 같은 '중질'로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