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구마모토' 위로 방문, 국경 넘은 19년 인연

충남시민단체들, 왜곡 교과서 불채택운동에서 환경체험교육까지

등록 2016.06.13 10:45수정 2016.06.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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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지진피해 상황을 알리는 구마모토일일신문(熊本日日新聞) 호외
지난 4월. 지진피해 상황을 알리는 구마모토일일신문(熊本日日新聞) 호외 구마모토일일신문(熊本日日新聞) 누리집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5명이 14일 일본 구마모토현을 방문한다. 지진피해를 입은 구마모토 시민단체를 위로 방문하기 위해서다. 지진 집중피해 지역인 구마모토에서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1600회 가까운 지진이 일어났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건물이 흔들리고 있다.

'구마모토지진피해 위로 충남시민단체 방문단'은 일본 구마모토 시민단체와 재매 결연을 맺고 교류 협력하고 있는 충남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이상선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충남참여자치연대 대표)를 단장으로, 김종선 전교조 세종·충남 지부장, 이평주 충남 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조상연 충남시민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차수철 충남환경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장(천안 광덕산 환경교육센터 사무국장) 등이다.

이들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지진 피해 지역인 일본 구마모토 내 자매결연 시민단체를 찾아 위로의 마음을 담은 서한문과 회원들이 기부한 약간의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고교조(일본 교원노조)는 안전을 위협할 만큼 건물이 갈라져 대체 사무실을 마련했다. 구마모토 환경 넷, 구마모토 교과서넷, 농업협동조합법인 '우사토 유기협동농원' 등 단체 회원들은 가옥이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방문단은 자치단체인 구마모토 현청과 구마모토일일신문사(熊本日日新聞社)를 각각 방문해 피해 및 복구 현황을 듣고 시민단체 차원의 추가 지원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충남-구마모토 시민단체 공조, 결과는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률 0%

 지난 2014년.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구마모토 지방재판소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하자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회원들이 '부당판결'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심규상

일본 규슈 남단에 있는 구마모토현은 한반도 및 대륙침략의 전초기지를 담당했던 곳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해 조선의 왕자인 임해군과 순화군을 생포한 적이 있는 가토 기요마사는 구마모토의 성주였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주도한 낭인 대부분이 이곳에서 파견되기도 했다.


충남시민단체와 구마모토 시민단체와의 인연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수우익진영이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삭제하려 하자 구마모토 시민단체가 당시 대전충남 시민단체에 도움을 청했다. 이후부터 양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교류의 폭을 넓히며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후소샤와 이쿠호사 판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을 막기 위해 '저인망식 불채택 운동'을 벌인 것은 모범 사례로 남아 있다. 구마모토 지역 시(市), 정(町), 촌(村)(한국의 시군구)을 충남지역 시민단체 대표단이 직접 돌며 역사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호소했다. 이를 통해 무더기 채택이 유력시되던 구마모토현에서 채택률 0%를 줄곧 이어오고 있다.


2011년 쿠마모토현 교육위원회가 독도영유권 문제 등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쿠호샤 판 공민 교과서를 일부 학교의 부교재를 채택하자 구마모토 시민단체가 나서 구마모토현청을 상대로 주민감사청구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위로 마음 제대로 전달..."

 지난 2013년. 일본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구마모토시 중앙구)에 열린 '평화를 바라는 아이들의 그림전'. 당시 충남시민단체 구마모토 방문단의 이상선 단장이 작품을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일본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구마모토시 중앙구)에 열린 '평화를 바라는 아이들의 그림전'. 당시 충남시민단체 구마모토 방문단의 이상선 단장이 작품을 보고 있다. 심규상

이 과정에서 교류 단체 또한 환경, 교사,역사 단체 등으로 확대됐다. 한일 공동역사수업 및 토론회, 일본 유사입법폐기 등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오고 있다. 구마모토 시민들은 또 매년 한국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일제 침략사 등을 배우고 있다. 구마모토 현지에서 한일 평화그림 전시회, 안중근 심포지엄, 한일 청소년 환경체험교육 행사도 벌이고 있다.

양 지역 시민단체는 그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총인원 약 2000여 명의 인원이 양국 지역을 오가며 각종 교류 활동을 벌였다.

이상선 방문단장은 "구마모토 현민들과 오랜 연대의 정을 나눠온 구마모토 시민단체를 방문해 위로하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힘을 실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충남 시민단체 회원들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남도청이 자매결연 관계인 구마모토현청에 위로 방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민간 차원의 공식 위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 5월 홍만표 충남도 아주팀장이 방송에 출연해 구마모토 지진피해 현황과 충남도 지원 대책을 설명한 데 이어 별도의 도민 성금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구마모토 #시민단체 #충남시민단체 #지진피해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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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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