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캠프캠프에 참여한 엄마와 아이들
허은미
지난 주말 제가 일하는 유치원에서 '엄마랑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엄마랑 캠프는 다른 가족은 제외하고 엄마와 아이 둘만이 떠나는 여행이지요. 친구들과 또 친구 엄마들과 함께 말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추억여행인 것입니다.
올해는 엄마와 아이 포함 156명의 인원과 교사 10명이 거제 가베랑 리조트로 다녀왔습니다. 해양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그 곳으로 가게 되있지요. 숙소와 식사는 별로였다는 평가들이 있었지만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준비한 프로그램은 알차고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엄마랑 캠프는 아이들만 가는 캠프와는 달리 교사들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부모님들이 좋아하실지, 아이들이 행복해할지, 장소는 적당한지 등등 많은 회의를 통해 고민하고 결정하고 준비를 하지요. 선생님들의 혼이 담겼다고 해도 될만큼 정성이 들어가는 캠프입니다.
물론, 돈주고 업체 불러 프로그램하면 실수 없이 화려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교사의 고민이 들어가는 순간 엄마랑 캠프는 '내가 만든 캠프'가 됩니다. 내가 고민했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애정 또한 담기게 되니 어찌 교사가 즐겁지 않을까요? 적극적이지 않을까요? 교사가 즐거우면 참여하는 엄마도 아이도 즐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비밀 작전이 펼쳐지다여러 프로그램 중 밤 시간,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엄마들만 모이는 시간이 있는데, 어머님들께 감동을 드릴만한 것을 고민하던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 가득 담긴 '아빠편지'였습니다.
캠프를 가기 전 일명 '비밀작전'이 펼쳐졌습니다. 담임선생님과 아빠들의 비밀 작전이었지요. 아빠들이 엄마들에게 들키지 않고 선생님께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 작전이었습니다. 아이들 가방 속에 몰래 편지 넣기, 유치원에 들러 편지 주고 가기, 우편으로 보내기, 팩스로 보내기, 메일로 받기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편지를 모았습니다.
엄마들은 보통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계시기에 몇 명은 그만 들키기도 했습니다. 가방 속에 몰래 넣었다가 엄마에게 들킨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가방을 뒤졌냐고' 아빠에게 핀잔을 듣고, 엄마는 사과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지요.
신랑에게 처음 받아 보는 편지, 눈물 바다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