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린더스벌드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바베큐 파티
김태균
이곳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그 동안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한 소녀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팔려갔고, 그곳에서 또 다시 덴마크로 팔려왔다. 덴마크의 한 아동인권단체가 이 소녀를 보호하게 되면서 작은 학교로 오게 됐다.
또 부모가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으로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오는 청소년도 있고, 갱단에 들어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다가 온 학생도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 온 아동은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피할 수 있었다. 주의력 결핍으로 과잉 행동(ADHD)을 하거나 크게 의기소침해 보이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작은 학교는 이렇게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다닐 수 있도록 교사공동체에서 만든 학교다.
린더스벌드 작은학교(Lindersvold Small School)에는 3개의 돌봄의 집(Cara Home)과 데이 학교(Day School)가 있다. 그리고 사회에서 범죄를 일으키거나 돌봄이 필요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티볼트 (Botiboldt)에도 7명의 성인이 함께 있다.
헬다스콜라(Heldagsskoka) 돌봄의 집에는 15명의 청소년이 있고, 린더스벌드 (Lindersvold) 돌봄의 집에는 5명, 스토즈토조제(Stoz stojoze) 돌봄의 집에는 8명이 있다. 이들은 만 8세에서 18세까지 있다. 돌봄의 집에서 교육가와 청소년들이 함께 숙식을 하며 여가를 보내고, 데이학교에서는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다양한 청소년들이 함께 하는데 교육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생겼는데, 가능하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작은 학교는 시에서 지원을 받기에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시는 경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교도소를 통해 교화하는 비용보다 작은 학교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큰 파장이 일어나가는 것보다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
작은 학교에서는 각자 아이의 관심과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DMM'이라는 온라인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각자가 관심이 있는 것을 공부하면서 교사가 도와준다. 요리, 청소 등 기본적인 생활과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구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곳에 여행평민대학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교육가와 국제구호활동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보조교사로 지원해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보조교사들은 각자가 갖고 있는 재능을 토대로 학생들과 교류하며 함께 삶을 나눈다.
시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개인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표로 나타내야 했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은 정기적으로 시험을 본다. 교사는 각 학생들의 수준을 알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시험지를 만들고 개인별로 과목별로 평가하게 된다.
작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교사에게 교육을 하면서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대답했다.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과 무언가를 좋아하고 성취해 나가는 것을 봤을 때 보람을 느껴요.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내 각자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배우려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덴마크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드레센이 쓴 <미운오리새끼>는 이곳의 청소년들을 대표해주는 동화 같다. 겉모습은 일반 청소년들과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그들을 문제아라고 부른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에게는 가능성이라는 씨앗이 있고, 그것을 발아시켜 꽃이 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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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탐험을 좋아하고 현재 덴마크 교사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기발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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